초등영어 빅2…'절대평가·특목고 폐지' 2중고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17.08.23 04:30
글자크기

청담러닝·정상제이엘에스, 상반기 초등영어 학원사업 '제자리걸음'…선행학습 축소정책에 '울상'

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


초등영어 학원업계 1·2위를 다투는 청담러닝과 정상제이엘에스가 올해 상반기 주력 사업인 직영점 및 프랜차이즈 학원 부문에서 제자리걸음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는데다 특목고 폐지 정책까지 구체화되면 사실상 초등영어 학원시장의 외형 성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담러닝의 학원 수강료 및 프랜차이즈, 온라인 강의 등 학원사업 매출액은 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학원사업 매출액은 27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2% 상승에 그쳤다. 청담러닝은 초등 4년~중등 대상의 청담어학원과 7세~초등 6년 대상의 에이프릴(April)어학원 등 초중등 전문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전체 실적은 종속기업인 씨엠에스에듀의 실적 반영으로 체면치레 했다. 수학·과학 영재교육기업인 씨엠에스에듀의 지난해 매출액은 33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6.6%(48억원) 증가했다. 씨엠에스에듀의 매출액 상승분은 청담러닝의 연결기준 매출액(780억원) 상승 수치인 33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상제이엘에스도 올해 상반기 매출액 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6억원) 성장했지만 주력사업은 제자리걸음이다. 교재 등 상품 매출액 증가분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상반기 직영점 및 프랜차이즈 학원 수익은 각각 325억원과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상승에 그친 반면, 상품 매출액은 71억원으로 22.1%(12억원)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의 정체된 학원사업 실적이 수능 영어 절대평가제 도입으로 인한 영향으로 평가한다. 영어 조기교육 열풍이 감소한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치러지는 2018학년도 수능 입시부터 영어과목은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일각에서는 2010학년도부터 교육부(현 교육과학기술부)가 외국어고등학교 입시의 면접 과정에서 출제되던 지필형 문제 전형인 일명 ‘지필고사’를 금지시킨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초등영어의 선행학습이 불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새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에 따라, 초등영어 학원시장의 침체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외고 및 국제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의 내용이 담긴 5년 국정운영과제를 발표하면서 특목고 폐지를 공식화했다. 교육업체 관계자는 “특목고 폐지 정책이 구체화되면, 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 대상의 영어학원업계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올해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치러지면서 영어 선행학습에 대한 요구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