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어웨이 써보니…'섬세한 운전비서'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7.08.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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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상황 따라 지도 모양도 변화…인공지능 '클로바' 연동 안돼 아쉬움

네이버 어웨이 써보니…'섬세한 운전비서'


베일을 벗은 네이버의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어웨이'(AWAY)를 만나봤다. 어웨이는 지난 주 국내 출시된 '웨이브'(WAVE)에 이어 네이버가 두 번째로 선보인 하드웨어 제품.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각종 서비스 경험과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운전자를 섬세하게 배려한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서비스 중심인 소프트웨어 기업의 힘이 다시 한 번 느껴지는 대목이다.

네이버 어웨이는 현재 공유차 업체 그린카의 일부 차량에 탑재돼 있다. 지난 18일 출시 소식을 듣고 그린카를 통해 어웨이가 탑재된 차량을 예약했다. 아직까지는 장착된 차량보다 장착되지 않은 차량이 많았지만 서울 기준 각 구별로 3~4대의 차량에 어웨이가 탑재돼 있었다.



어웨이 탑재 차량을 예약하자 어웨이의 더 편리한 사용을 위해 네이버 계정을 연동하라는 알람이 떴다. 계정 연동은 몇 번의 터치로 끝났다. 이후 네이버 지도 앱을 실행시켜 내일 갈 목적지들을 미리 검색,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네이버 뮤직 앱을 열어 플레이 리스트도 만들었다.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금요일인 만큼 흥이 넘치는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으로 엄선했다.

대여 시작 시간보다 조금 일찍 그린카 대여 장소를 찾았다. 운전자 도어에 '어웨이'라는 글자가 띈다. 차량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대시보드 중간에 몸을 낮게 깔고 있는 어웨이가 보였다. 어웨이의 화면 비율은 24:9. 일반 네이베이션을 납작하게 눌러놓은 모양이다. 운전자의 시야를 막지 않기 위한 설계다. BMW 차량에 달린 순정 내비게이션과 모습이 비슷하다.



네이버 어웨이 써보니…'섬세한 운전비서'
시동을 걸자 어웨이도 함께 깨어났다. 홈 화면에는 시간과 날씨 그리고 내비게이션, 그린카 대여반납 안내 등의 메뉴가 순서대로 띄워졌다. 운전자의 손이 가장 잘 닿는 끝 부분에 홈버튼과 내비게이션버튼, 음악버튼, 그린카버튼이 차례로 배치됐다.

차량 탑승 후 별도의 연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어웨이는 이미 운전자를 맞을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내비게이션 메뉴를 실행한 후 '즐겨찾기' 메뉴로 가니 전일 PC에서 저장해둔 목적지 목록이 떴다. 음악메뉴의 '내리스트' 항목에도 미리 저장해둔 음악 목록이 떴다. 재생 버튼을 누르니 차례로 음악이 재생됐다.

이 같은 기능은 차량 탑승과 함께 모든 셋팅을 자신에게 맞춰서 다시 해야하는 공유차량에서 특히 편하게 느껴졌다. 30분 단위로 빌리는 공유차량에서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 일반 차량용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문할 목적지가 많을 때 미리 PC의 넓은 화면에서 목록을 만들어둔 뒤 차량 안에서는 한 두 번의 터치만으로 안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 준비 시간을 줄여주고 준비 역시 더욱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행 중 시스템의 작동도 흥미로웠다. 곧 우회전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점점 오른쪽 지도를 더 많이 보여줬다. 운전자가 오른쪽에 있는 건물이나 길의 생김새를 보여 더 잘 찾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서 디테일하지 않은 안내로 여러 번 갈래길을 놓쳤던 기자에게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반대로 좌회전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왼쪽 모습을 더 보여줬다.

방대한 네이버의 POI(point of interest) 정보를 활용한 장소 검색도 활용도가 뛰어났다. 어웨이의 메인 화면에서 마이크 버튼을 누른 후 원하는 목적지를 말하면 이용자가 원하는 목적지와 함께 추천 경로를 제시한다. 이때 일반적인 내비게이션과 달리 '근처의 수요 미식회 맛집' 등과 같은 검색도 가능했다. 수년간 서비스하며 쌓아온 네이버의 DB와 음성인식 기술 등이 합쳐진 결과다.

다만 네이버의 AI(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연동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클로바의 경우 친구를 부르듯 '샐리'라는 이름을 부르면 기기가 이용자의 명령을 수행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어웨이는 아직까지 터치로 하는 조작이 많았다. 운전 중에 손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이미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적용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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