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지 않는 헤지펀드社 '유리천장'…매니저수 '남20:여1'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2017.08.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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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달러 규모 자산 중 여성이 운용하는 자산은 1% 미만…남성운용 펀드 9801 : 여성 439

사진=Independent.ie사진=Independent.ie


뉴욕 월가를 포진하고 있는 헤지펀드 업계에 성비 불균형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남성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수는 여성보다 20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3조 달러 규모의 자산 중 여성이 운용하는 자산은 1%도 안 된다면서 헤지펀드 업계는 성비 불균형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다른 금융업계에서는 성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여전히 헤지펀드 업계에는 심각한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금융권에서도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각한 곳은 헤지펀드 업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운용하는 헤지펀드는 9801개인데 반해 여성이 운용하는 해지펀드는 고작 439개라고 FT는 전했다.

제인 버컨 재간접펀드인 PAAMCO 대표는 "업계 종사자들이 여전히 같은 부류의 사람을 선호한다"며 "헤지펀드 업계에는 매우 강력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존재하는데, 이는 매우 파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은 (남성주의 사회) 문제가 이기기 힘든 싸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산운용업계를 떠나고 있다"면서 "그들은 차라리 IT 기업에서 일하겠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과 벨라리서치그룹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헤지펀드 중 여성 지분이 25% 이상인 펀드는 전체 중 4.3%에 불과했다.

일부 경영진은 헤지펀드의 규모가 태생적으로 작아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FT는 남성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개인적으로 여성을 고용하고 싶다고 해도 막상 최종 후보군은 대부분 남성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여성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헤지펀드 업계에서 여성인력이 늘어나는 것은 문제의 일부분만 해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바라 앤 버나드 헤지펀드 윈크레스트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여성 펀드 매니저들은 자산을 최고 수준으로 모으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만약 여성 펀드매니저의 성공 사례가 받쳐 준다면 여성 매니저들이 자산을 유치하는 것이 더욱 쉬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버드대와 노스이스턴대 연구에서도 여성 펀드 매니저가 남성과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하지만 자금 유치에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도 조금씩 이런 성비 불균형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헤지펀드 회사들이 나오고 있다.

맨그룹의 경우 모든 채용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술 부문에서는 대학원생보다는 20대의 여성 대학 졸업생을 채용하고, 출산 휴가 등 일을 잠시 떠난 여성 직원에 대해서는 '복귀'(Returnship) 프로그램을 도입해 가동하고 있다. 떠나는 여성들이 다시 회사로 복귀해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사인 DE SHAW도 여성만이 지원할 수 있는 2개의 단기 펠로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나는 대학 2학년을 마친 젊은 여성에게 제공되며 나머지는 박사 학위를 앞둔 여성에게만 지원되는 프로그램이라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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