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무심한 상장사 답답한 개미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7.08.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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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업의 무관심에 소액주주 속만 타들어 가고 있어요."

상장 기업의 '주가 무관심'에 답답한 가슴을 치던 한 소액주주의 넋두리다. 실제로 일부 상장사들과 주주의 불통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온종일 내선 전화가 연결되지 않거나,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며 대화를 피하는 식이다.

태양금속은 지난 10일 '소액주주들과 회사와의 면담'을 진행했다. 10월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와 자산재평가, 기업지배구조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면담이 진행되기까지 과정이 순탄친 않았다. 올 봄 한 차례 면담이 예정됐으나 회사 관계자는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만남이 무산되자 주주들은 임시주총개최를 위해 소송을 신청했고, 승소했다. 그러자 회사 측의 제안으로 만남이 성사됐다.

소액주주 측은 "10년 동안 매출은 1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까지 급증했지만, 주가는 제자리"라며 "회사가 주가 부양에 관심이 없고, 제 배불리기에만 급급하다"고 토로했다. 주가가 자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도 IR(기업설명회)에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정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중소기업들의 IR이 늘어나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실제로 기업 오너가 주가에 큰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고, 언론에 노출되기를 의도적으로 꺼리는 곳도 부지기수다.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으로 홍보를 소홀히 하는 기업도 적잖다. 코스닥협회는 이런 기업을 위해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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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성 소문에 주가가 급등해도 회사 측에선 인지조차 못한 경우도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종목 매수를 추천하는 문자메시지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5월, 매수 문자에 거론된 한 기업 관계자는 "그런 문자가 있는 것 조차 몰랐다"며 "당국에서 연락이 와 그제서야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IPO(기업공개)를 통해 증시에 상장한다. 회사 주식을 시장에서 사고 팔며 외부 자금을 유입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기업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생긴다. 코스피가 고점을 향하며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성실하고 책임있는 기업들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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