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vs생색내기' 채용 확대하는 외국계 생보사…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7.08.1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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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진출 30년 만에 일부 생보사 첫 공채 실시, 생색내기용 비판 피하려면 지속성 갖춰야

'현지화vs생색내기' 채용 확대하는 외국계 생보사…왜?


외국계 생명보험회사들이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아 채용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에 없던 공개채용(이하 공채)을 실시하는가 하면 대규모 정규직 전환도 진행 중이다. 한국시장에 더욱 공고히 뿌리 내리기 위한 현지화 전략의 일환인데 일회성 이벤트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국내 진출 30돌 맞은 외국계 생보사, 채용 확대 바람=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최근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했다. 총 14명의 신입사원이 공채를 통해 선발됐고 14명 모두 이달 1일자로 입사해 1개월간 진행되는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 참여 중이다. 경쟁률이 약 150대 1에 달할 정도로 많은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에 한국에 진출한 지 30년 째를 맞는 ING생명(아이엔지생명 (27,500원 ▲300 +1.1%))도 신입 정규직 직원 30명을 공채하기로 했다. ING생명은 현재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지만 네덜란드계 외국자본으로 설립돼 외국계 회사의 문화가 많이 남아있다. 채용도 다른 외국계 보험사처럼 수시채용 방식을 통해 필요 인력을 충원해왔으며 공채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계 중에 가장 먼저 한국 시장에 진출해 지난 4월 30주년을 맞은 라이나생명은 신규 공채 계획은 없지만 내년까지 계약직 직원 200여명을 정직원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시작해 현재 92명이 정규직 직원이 됐고 100여명은 추가 전환 작업을 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과 별도로 지난해 하반기에 114명, 올해 상반기에 65명 등 총 179명의 직원을 새로 채용했다.



◇"다양한 현지화 전략"vs"일회성 생색내기"=외국계 보험사들은 지난 30년 간 신입사원 공채를 단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후발주자이다 보니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채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직이 잦은 보험업계의 특성상 국내 보험사들이 공들여 신입직원을 육성해 놓으면 외국계 보험사가 고액의 연봉으로 스카우트해 가는 경우가 많아 '얌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외국계 보험사의 채용 확대가 지속적인 사회 공헌 차원이 아닌 일회성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보험사의 공채 실시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부분의 외국계 보험사는 공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공채를 실시한 AIA생명도 후속 공채 계획은 없으며 ING생명은 내년 상황을 봐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외국계 금융사는 국내에서 고수익을 올리고 철수하는 이른바 먹튀 이미지가 강하다"며 "외국계 보험사들의 채용 확대 전략이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소규모라도 꾸준히 진행하며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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