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법 탄탄한' 소비경기의 이면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7.08.1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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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미국 경제지표 중에서 최근에 가장 큰 우려감을 불러일으켰던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소매판매 실적이었습니다. 5~6월 두 달 연속해서 굉장히 부진하게 나왔죠. 특히 소비경기의 기저를 보여주는 이른바 ‘핵심 소매판매(자동차, 건축자재, 휘발유, 음식서비스 제외분)’는 그 두 달 연속해서 전월비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2년 반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죠.

그런데 이 걱정이 단번에 해소됐습니다. 지난 15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소매판매가 7월 들어 대폭 증가했습니다. 증가폭은 올 들어 가장 컸습니다. 앞선 5~6월 두 달 수치도 대폭 상향 수정됐으니 그야말로 이중의 서프라이즈였습니다.



하지만 정적 뉴욕증시에서 유통업체 주식들은 대체로 큰 폭 하락했습니다. 경제지표의 화려함 뒤에는 어두운 배경이 있었습니다. 재고가 빠르게 늘어 걱정이 커진 자동차 딜러들이 큰 폭의 할인판매에 나선 점, 세계최대 온라인 상점인 아마존이 대대적인 연례 바겐세일에 나선 점 등이 소매판매 지표의 급증세로 반영됐다는 겁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특히 ‘아마존’으로 상징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실적 차별화는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온라인 판매는 매달 두 자릿수의 판매증가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오프라인 점포들의 실적은 전년비 3% 늘어나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물가 오른 걸 감안하면 판매량이 거의 제자리걸음이란 얘기죠. 그 결과 전체 소매판매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새 13.7%로 높아졌습니다.



이런 극명한 차별화를 주식시장이 놓쳤을 리가 없겠죠. 온라인을 대표하는 아마존의 주식과 오프라인의 대명사인 메이시스백화점의 주식은 최근 일년 사이에 아래 그래프처럼 갈라졌습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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