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목줄 맨 토리…"학대 당한 아이인데" 논란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08.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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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서 풀어줘야 한다" vs "다른 사람 피해준다" 갑론을박

임종석 실장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토리의 모습./사진=임종석 실장 페이스북임종석 실장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토리의 모습./사진=임종석 실장 페이스북


유기견 중에는 처음으로 청와대에 입양돼 '퍼스트도그(first dog)'가 된 토리가 최근 목줄을 맨 채 바깥에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되자 과거 목줄에 묶여 학대 당했던 개를 또 묶는 것은 심한 처사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토리는 치료와 건강검진, 예방접종을 마친 뒤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입양됐다. 2015년 10월 동물보호 활동가들에게 구조된 토리는 발견 당시 남양주 폐가에서 60cm 짧은 줄에 묶인 채 움직이기도 힘든 상태였다. 밥그릇에는 썩어가는 잔반이 들어 있었고, 토리의 주인은 툭하면 개들을 때리다가 결국 잡아먹고는 했다.



하지만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토리의 근황을 공개한 뒤 논란이 불거졌다. 임 실장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리 녀석이 첨 본다고 짖고 외면해서 섭섭하지만 담엔 맛있는 간식거리를 들고 가야할 듯"이란 글과 함께 토리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서 토리는 나무로 만든 자신의 집과 밥그릇 근처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서 있었다. 토리의 뒷편에는 문 대통령이 양산 자택에서 기르던 풍산개 마루도 함께 공개됐다.



이에 토리가 목줄을 매고 있다는 점과 실내가 아닌 외부에서 키운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설전이 펼쳐졌다. 애견인들은 토리 입양 때 실내에서 키워달라는 동물단체의 당부를 들면서 "토리는 과거에도 짧은 줄에 묶인 채 학대 당했던 개인데, 또 줄에 묶여 있다니 심한 것 같다", "실내에서 사람과 교감하면서 지내야 행복하다고 알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밖에서 키워야 하느냐" 등의 지적을 하고 있다.

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반박하는 주장도 많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묶어서 키워야 하고, 청와대는 실내 기온도 높지 않을 것이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토리를 입양했던 동물보호단체 케어를 통해 "사진 속 토리의 줄은 목줄이 아닌 산책을 하는 가슴줄이며, 마루와 친해지고 같이 산책시키기 위해 밖에 나와 있던 시간에 찍힌 사진"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토리가 새로운 환경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도록 천천히 시간을 가지며 하나하나 단계를 밟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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