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끝" 국내 車업계, 접어뒀던 '파업카드' 다시 꺼내나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7.08.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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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휴가직후 7일 쟁대위열고 파업여부 결정, 8일 기아차도..한국GM 결렬 후 아직논의없어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여름휴가 후 첫 동시파업에 나선 지난해 8월 24일 집회 자료사진/사진=뉴스1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여름휴가 후 첫 동시파업에 나선 지난해 8월 24일 집회 자료사진/사진=뉴스1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여름휴가 기간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각사 노동조합이 잠시 접어뒀던 '파업 카드'를 다시 꺼낼 것으로 보여, 노동계 하투(夏鬪)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체 중 쌍용차 (6,040원 ▼50 -0.82%)만 휴가 전 8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을 이뤘고 나머지 대다수 기업들은 '폭풍 전야'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한국GM은 지난달 조합원 찬반 투표 등을 거쳐 파업권을 얻었지만 여름 휴가 전까지 본격적인 파업은 자제해왔으며, 이번 주 휴가 복귀 후 다시 '투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먼저 현대차는 휴가 기간에도 주말까지 물밑에서 노사 간 실무 협의를 벌여왔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현대차 노조는 7일 2차 쟁의대책위원회(이하 쟁대위) 회의를 갖고 향후 교섭 및 파업 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차 (241,000원 ▼8,000 -3.21%) 노사는 지난달 26일 휴가 전 마지막 본교섭(22차)을 진행했는데 노측은 실질적인 추가 제시안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회사의 실적을 거론하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아 결렬됐다.

때문에 이달에도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노조가 압박용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휴가끝" 국내 車업계, 접어뒀던 '파업카드' 다시 꺼내나
현대·기아차 노조는 다음 달 위원장 선거도 앞두고 있어 이달 중순까지는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다만 현대·기아차가 극심한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파업 반대 여론이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아차 (113,900원 ▼5,700 -4.77%)는 현대차 쟁대위 이튿날인 오는 8일 쟁대위 1차 회의를 연다. 기아차는 오는 17일 통상임금과 관련한 소송 1심 판결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앞서 한국GM도 지난달 24일 휴가 전 마지막 18차 교섭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아직 차기 교섭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한국GM은 오는 9월 중 노조 대의원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고 지난달 사임한 제임스 김 사장의 후임자도 오는 9월쯤에야 새로 취임할 예정이어서 이달 중순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면 협상이 연말 이후까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KDB산업은행에서 보고서를 낼 정도로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는 민감한 시점에서 파업이 강행될 경우 변수가 많아져 협상 방정식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낸 르노삼성도 올해 협상이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주요 협상 쟁점이 임금보다는 여유인력 확보, 고령 인력 대책 마련 같은 '노동 강도 완화'와 같은 단체협약 조항들이어서 구체적 합의점을 찾는 데 다소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파업 가능성은 낮으나 적어도 추석 연휴까지 협상 타결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자동차 업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상황에서 올해 파업까지 이뤄진다면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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