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자백가' 언급한 김상조..프랜차이즈업계 마지막 기회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2017.08.02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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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랜차이즈산업인과의 대화'에서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때 아닌 중국 역사 이야기를 꺼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공정위가 추진 중인 가맹사업 불공정행위 근절 대책과 관련, 가맹본부의 요구사항을 듣는 자리에서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제자백가 중 법가와 유가가 대표적인데 법가는 사상으로 대륙을 통일했으나 통치하는 데는 실패했다"며 "사람을 모으고 통합하는 데 법이라는 강제적 수단이 갖는 한계가 명백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덕을 강조한 유가는 현실적 통치 수단으로는 추상적인 부분이 없지 않았다"며 "현실 세계에서 만들어 나가야 하는 제도는 법과 도덕 사이 어딘가에 위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치킨값 인상 논란', '호식이치킨 회장 성추행 사건', '미스터피자 치즈통행세'에 이어 '총각네 야채가게', '신선설농탕'의 갑질논란까지 프랜차이즈업계 내 썩고 고인 물이 봇물터지듯 쏟아지며 '이제는 엄격한 법 집행밖에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 수장은 법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업계에 오는 10월까지 자정노력을 할 것을 촉구했다. 물론 공정위가 진행 중인 실태조사는 이어가기로 한 만큼 긴장 요소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업계는 몰아치는 압박에서 숨을 돌릴 시간을 얻었다.

채 3개월도 남지 않은 짧은 기간이지만 프랜차이즈업계는 과거의 잘못을 곰곰이 돌아보고 자정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프랜차이즈업계가 처한 현실은 과거 일부 업체들의 과오를 본채 만채하며 덮어 둔 탓이 크다. 마지막 기회에서도 제대로 된 반성없이 이렇다 할 대책을 내지 못한다면 마주할 것은 공정위의 칼날밖에 없다.

하지만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합심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면 공정위도 업계를 도울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다. 어느 쪽이 더 현명한 길인지 쉽게 알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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