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MRI 조영제, 국내 첫 영장류 실험 통과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7.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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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현택환 연구팀 주도…부작용 없고 뇌 혈관·관류 조영효과 뛰어나

산화철 나노입자 조영제를 이용한 개와 원숭이 혈관 조영/사진=IBS산화철 나노입자 조영제를 이용한 개와 원숭이 혈관 조영/사진=IBS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연구단장과 최승홍 연구위원 연구팀이 중국 안후이성병원과 공동연구로 차세대 산화철 나노입자 조영제의 영장류 전임상 실험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조영제는 기존 조영제의 부작용이 없고 조영효과가 뛰어나 상용화되면 특히 뇌졸중 등 뇌 혈관·관류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MRI(자기공명영상법)는 살아있는 생명체의 신체기관을 비침습적으로 실시간 영상화 할 수 있어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영상 진단 장비 중 하나이다.



각 조직 및 혈관을 더욱 명확하게 관찰하기 위해서는 조영제가 필요하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MRI 조영제는 대부분 가돌리늄을 사용했다. 가돌리늄 조영제는 혈관 및 생체 내 체류시간이 짧아 장시간 고해상도의 정확한 영상 촬영이 어렵다. 또 신장기능이 약한 환자에 적용할 경우 전신성섬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전신성섬유증은 급성 또는 만성 신부전 환자가 가돌리늄 조영제를 사용했을 경우 생기는 데 상하지 말단이 부종 이후 딱딱해지고, 관절운동 장애 및 전신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가돌리늄의 뇌 내 침착이 알려지면서 신경계에 대한 잠재적 부작용도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의 MRI 조영제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품이 엄격한 임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기존에 개발된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의 MRI 조영제는 대부분 음성 조영제로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는 양성 조영제보다 활용도가 낮다. 또 엄격한 임상 요건을 충족하려면 조영제의 지속적인 대량 합성과 체내 독성 실험 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쥐 실험만으로는 임상에 적합한 조영제를 찾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매우 작은 크기의 산화철 나노입자가 양성 조영제로 사용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균일한 2나노미터(nm) 직경의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의 양성 조영제를 대량 합성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을 고안했다. 또 실제 원숭이, 개와 같은 대동물 실험을 통해 독성 및 조영효과를 입증했다.

(왼쪽부터)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연구단장과 최승홍 연구위원/사진=IBS(왼쪽부터)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연구단장과 최승홍 연구위원/사진=IBS
현택환 연구단장은 “쥐 실험 위주였던 기존 산화철 나노입자 조영제 연구와 달리 국내 최초로 영장류 실험에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영제로 원숭이, 개의 뇌 혈관을 조영해 뇌졸중 등 뇌 질환을 가진 동물도 정확하게 진단했다.

조영효과 향상으로 특히 뇌 혈관 및 뇌 관류 영상 촬영 시 뇌 혈류를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향후 뇌졸중 진단과 치료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승홍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개발된 차세대 MRI 조영제는 앞으로 임상 시험을 거쳐 다양한 질병의 보다 정확하고 빠른 진단에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7월 3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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