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시대 사고 버리고 새로운 생각의 ‘원칙’ 세워야”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7.07.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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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나인’…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원칙

“산업시대 사고 버리고 새로운 생각의 ‘원칙’ 세워야”


기술은 급속도로 앞서 가는데, 생각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더딘 사고’로 새로운 기술의 중요성을 알아보지 못했던 사례는 넘친다.

아이폰이 출시된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스티브 발머는 “아이폰이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1977년 세계에서 가장 큰 컴퓨터 회사였던 디지털 이큅먼트의 회장 켄 올슨은 “개인이 가정에 컴퓨터를 구비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인간의 생각이 빠른 기술에 따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철학자 푸코는 에피스테메(특정한 시대를 지배하는 인식의 무의식적 체계)의 대전환기인데도 우리 대부분의 생각은 산업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의 산실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미디어융합연구소 MIT미디어랩의 연구소장이자 이 책의 저자인 조이 이토는 기술 변화의 첨단에 새로운 생각의 ‘원칙’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미디어랩은 일종의 ‘생태계’로 움직인다.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것을 연구하는 가운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세상에 실제로 구현할 방법을 찾는다. ‘전개하라’를 모토로 삼는 미디어랩은 여러 학과를 융합하는 것도 모자라, 반(反 ) 학과적인 문화도 자랑으로 삼을 정도다.

저자는 네트워크 시대에 생각의 혁신을 위한 9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인터넷 사업 잘하는 법’ 같은 실용서가 아닌, 급변하는 진화기에 우리 종이 적응하기 위한 길잡이로 다가갈 듯하다.

저자들이 내세우는 9가지 원칙은 △권위보다 창발 △푸시(push)보다 풀(pull) 전략 △지도보다 나침반 △안전보다 리스크 △순종보다 불복종 △이론보다 실제 △능력보다 다양성 △견고함보다 회복력 △대상보다 시스템 등이다.


저자는 우리 시대를 비대칭성, 복잡성, 불확실성 등 3가지 키워드로 정의하고, 이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현재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이 이토는 “9가지 원칙들은 지난 수백 년간 사용한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운영체제에 적응하는 법을 안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인=조이 이토, 제프 하우 지음. 이지연 옮김. 민음사 펴냄. 328쪽/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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