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KB손보가 효자"…신한금융 추월하는데 1등 공신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7.07.2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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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게 샀다" 논란 2년만에 종결, 상반기에만 이익 2000억원..KB금융 비금융계열사 효자 등극

KB손해보험이 LIG손해보험에서 간판을 바꿔 달고 새 출발한 지 2년만에 KB금융그룹의 천덕꾸러기에서 효자로 탈바꿈했다. KB금융이 올 2분기 순이익 규모에서 신한금융그룹을 앞설 수 있었던 것도 KB손보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2015년에 LIG손보를 인수해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손해보험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LIG손보 시절 미국법인 부실 문제가 불거지며 6000억원이 넘는 인수가가 비싸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KB손보는 2015년에 미국법인에서 2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나며 1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KB금융 "KB손보가 효자"…신한금융 추월하는데 1등 공신


하지만 수익성 위주의 상품구조 개편이 성공하며 지난해 순이익이 2957억원으로 전년(1737억원) 대비 70% 이상 늘어났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212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수익성이 좋은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한편 자동차보험은 우량 고객에 보험료 할인 혜택을 집중하고 기업 대상의 일반보험도 우량물건 중심으로 개편한 것이 주효했다.



KB금융은 KB손보의 RBC(보험금 지급여력)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말 KB손보에 1706억원을 유상증자해야 했지만 KB손보의 실적 개선으로 올 2분기 신한금융을 제치고 순이익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KB손보의 RBC 비율은 지난해 말 168.7%에서 올 6월 말 184%로 높아졌다.

KB금융은 이달 중에 KB손보의 완전자회사 편입도 완료한다. 이 결과 2021년에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이에 따른 RBC 제도 개편에 대비한 자본확충 부담도 덜게 됐다. KB금융을 등에 업고 신용등급이 올라가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후 미국의 보험전문 신용평가회사인 미국 A.M.베스트가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KB손보는 올 1분기 기준 손해보험시장 점유율이 12.7%로 2위권인 현대해상(15.9%)과 동부화재(15.7%)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손해보험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곳은 KB손보까지 4개사뿐이다. KB금융으로선 비금융 포트폴리오에 신한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사에는 없는 대형 손보사를 보유해 향후 실적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한 셈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올 2분기 순이익 규모에서 KB금융에 뒤진 것은 사실상 손보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보고 손보업계 사람들을 만나며 시장을 살펴보고 있다”며 “KB금융이 KB손보를 인수할 때만 해도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젠 수익 다각화의 중요한 축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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