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여론 부담됐나…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 사의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7.07.2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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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이사회에서 사퇴 의사 표명…출범 1년 만에 스스로 물러나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이 '화해-치유재단 출범 이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이 '화해-치유재단 출범 이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합의 이후 설립된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 '화해·치유재단'의 김태현 이사장이 스스로 물러난다.

23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이사장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단은 조만간 김 이사장을 사직 처리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사퇴 이유 등 구체적인 입장은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이사장이 재단 활동에 대한 비판 여론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화해·치유재단은 지난해 7월 28일 여가부 등록 비영리법인으로 출범했다. 12·28 한일 합의 이후 일본 정부가 출연하는 10억엔을 기반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기 위해 설립됐다.

성신여대 명예교수였던 김 이사장은 재단 출범과 함께 임기 2년의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설립 이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시민 단체들이 12·28 한일 합의를 '졸속 합의'라고 비판하면서 재단 활동도 난관에 부딪혀 왔다. 특히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엔을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과정에서 동의 없이 지급을 강제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7월 화해·치유재단 출범식을 마치고 나가던 길에 재단 설립에 반대하는 남성으로부터 캡사이신 액체를 맞기도 했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이 취임 이후 화해·치유재단 사업을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온 데다 김 이사장이 물러나면서 재단이 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 장관은 취임사에서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진솔하고 용기 있는 자세로 대응하자"며 "12·28 한일합의로 탄생한 화해치유재단 사업은 여러분과 함께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재단 해산과 관련해서는 "해산은 재단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다"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켜야 해 단정적으로 해산하겠다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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