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소소한 변화는 ‘다람쥐 버스’다. 오전 7~9시 출근시간대에 서울의 가장 혼잡한 버스 구간만 오가는 버스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가장 혼잡한 일정 구간을 반복해서 오간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졌다. 발 디딜 틈 없는 만원 버스에 올라타 출근길부터 파김치가 됐던 시민들에겐 고단함을 덜어주는 단비 같은 존재다.
또 예전엔 버스 정류장에서 언제 버스가 올지 몰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면 요즘은 정류장 마다 설치된 단말기가 차량 번호별로 대기 시간을 알려준다. 도착할 버스가 승객들로 가득 들어차 혼잡한지 아니면 여유가 있는지 귀띔해주는 것은 덤이다.
어르신들을 괴롭히던 육교나 지하도가 있던 자리에 깔린 횡단 보도를 보고 있으면 흐뭇하기까지 하다. 또 곳곳에서 차선이 줄어들고 보도가 넓어지는 도로 다이어트가 이뤄지면서 차량에 점령당했던 보행 환경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서울로7017’과 같은 예외도 있지만, 요즘 서울시의 정책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대규모 프로젝트보다는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는, 그야말로 작고 소소한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 보인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들지만, 알고 나면 무릎을 탁 칠만한 내용 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소소한 변화가 수년간 쌓이고 쌓여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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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나아가야 할 바가 바로 이런 것이라 느낀다. 거대 담론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소하면서도 생활 속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것이야말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가져올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생활 정치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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