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美 순방 첫날 "나는 친기업" 언급하며 규제개선 약속

머니투데이 워싱턴D.C(미국)=김성휘 , 최경민, 우경희, 김민우 기자 2017.06.2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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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北, 핵동결 약속해야 대화… 트럼프와 악수로 우정 보여줄 것"

【워싱턴=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6.2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워싱턴=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6.29.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訪美) 일정 첫 날을 맞아 경제인들과 만나 친(親)기업 메시지를 쏟아냈다. 규제개선을 약속하면서 동시에 정책수단을 총 동원해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안보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 동결'을 약속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자신의 지론인 '단계적 북핵해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후 2시40분 미국 워싱턴D.C.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착륙한 이후 본격적으로 방미 일정을 소화했다. 6·25전쟁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순방에 동행한 경제인단과 차담회, 한-미 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성을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제인단 간담회에서 "기업에서 저를 친노동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데, 맞다. 노동변호사를 오래 했다"면서도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업의 고문변호사도 오래 한 친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친기업 친노동이 돼야 한다. 기업과 노동이 상생해야먄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러모로 새 정부 경제개혁에 대한 걱정도 있을 텐데, 기업하기 좋고 공정하고 투명한 경제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경제 잠재성장률도 높아지고 기업인들도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테니 정부를 믿으시고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서는 "정부는 재정, 세제, 금융, 인허가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여타 정책도 일자리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특히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일감몰아주기, 불공정 거래행위 등을 근절하겠다"며 재벌개혁을 예고하면서도 "진입장벽, 가격규제 같은 경쟁 제한적 요소도 재점검해 개선하겠다"고 규제개선 역시 약속하는 균형감을 보였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핵 동결에서 비핵화로 이어지는 '단계적 해결법'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언급할 뜻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에게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데,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되는가"라고 운을 뗀 후 "최소한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 동결 정도는 약속을 해주어야 그 이후에 본격적인 핵 폐기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면 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이고,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가 되는 것"이라며 "그리고 핵 폐기와 함께 우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하는 만큼 한국과 미국도 상응해서 북한에 대한 조치를 취해나가야 한다"며 일종의 '보상'이 북한에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핵 동결을 대화의 입구라고 생각한다면, 거기에서 핵 폐기에 이를 때까지 여러 가지 단계에서 서로가 행동 대 행동으로 교환해 나가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며 "(핵동결에서) 더 나아가 핵 시설 폐기 단계에 들어서고 핵물질과 핵무기들을 다 폐기하는 단계에 간다면 또 한국과 미국은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게 유력한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양국간 이익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측에서 자신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FTA 이후 한국기업의 대(對)미 투자가 늘어 미국인들의 고용도 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방미 경제인단은 향후 5년간 128억 달러(한화 약 14조60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많은 면에서 저와 공통점이 있고 서로 잘 통하는 관계가 될 것 같다는 좋은 느낌"이라고 평했다. 관심을 모으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악수에 대해서는 "두 정상간에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여유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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