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선" 첫 언급..文대통령 미국발 메시지 보니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7.06.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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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친기업' 자처하고 "빠른시일내 만나자".."진입장벽·가격규제 개선할 것"

【워싱턴=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있다. 2017.06.2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워싱턴=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있다. 2017.06.29.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는 '친(親)노동'이다. 그리고 '친기업' 대통령이기도 하다." “한국에 돌아가면 빠른 시일 내에 (경제인들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진입장벽, 가격규제 등 경쟁제한적 요소는 재점검해 개선하겠다.”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관련 메시지를 던졌다. 28일(현지시간) 한·미 기업인 합동 비즈니스서밋(경제인회의)에서다. 대선 이후 ‘개혁’ ‘비정규직’ ‘최저임금’ 등의 키워드를 던져왔던 문 대통령은 처음으로 규제 완화를 언급했다. 기업, 경제인을 상대로 경제정책의 균형감각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경제인을 상대로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사람중심의 경제”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가계를 경제정책의 중심에 놓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재차 선언했다. ‘소득주도 성장’을 강조한 셈이다. 다만 이전과 다른 톤의 메시지를 섞었다. 문 대통령은 비즈니스 서밋에 앞서 미국길에 동행한 경제순방단과 가진 차담회에서 "나는 노동변호사를 오래 한 친노동이 맞지만 한편 기업 고문변호사도 오래 한 친기업"이라고 말했다.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경영인을 대상으로 스스로 ‘친기업’이라고 말한 것 자체가 경영계를 향한 손짓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기업 하시는 분들을 가장 먼저 모시고 싶었는데, 경제팀 인선이 늦어지는 바람에 이제야 뵙게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제대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재계와의 만남이 늦어진 것에 대해 '의도적 거리두기'가 아니었음을 대통령이 직접 해명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비즈니스서밋에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도 지배구조 투명화,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 거래 근절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런데 여기에 "진입장벽과 가격규제와 같은 경쟁제한적 요소는 재점검해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진입장벽 재검토' 발언은 재벌의 골목상권 진출 제한, 중기적합업종 제한 등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가격규제 재점검'은 재계의 숙원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는 가격규제는 자본주의 시장원칙은 물론 헌법에도 반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문 대통령이 규제완화 검토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는 이를 일자리 정책의 '당근'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발언에 앞서 "종합적 일자리 정책을 위해 재정, 세제, 금융, 인허가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정책도 일자리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의 채찍에 규제완화의 당근이 붙은 격이다.

규제당국도 문 대통령의 발언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비즈니스서밋 발언은 규제완화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가격규제도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에 반하는 개념인 만큼 문 대통령이 자본주의의 상징 격인 미국에서 시장경제의 원리를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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