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한국시간) 미국행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6.29/사진=김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첫 미국 방문길에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항공기가 이륙한 뒤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던 중 난기류를 만나 기체가 순간 흔들렸다. 동승했던 참모나 취재진에게도 마찬가지로 특별하면서 아찔한 경험이었다.
문 대통령을 태운 공군1호기는 28일 오후 2시를 넘겨 이륙했다. 문 대통령은 그 직후 기자단 좌석을 찾아왔다.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한 뒤 서서 문답을 진행했다. 6~7개의 질문을 받기로 사전에 양해가 된 상태였다.
잠시 당황한 취재진이 고개를 들어 문 대통령을 바라봤다. 경호진과 수행 참모들이 금세 문 대통령을 에워싼 상태였다. 주영훈 경호실장도 함께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선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마이크를 든 채 미소까지 지어보였다.
문 대통령은 착륙 후, 경제인단과 차담회, 한미 비즈니스 서밋 등을 잇따라 진행했다. 기내에서 못다한 답변을 일정으로 대신한 셈이 됐다.
문 대통령은 회담 전망에 대해선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순방을 취재하는 언론에도 각별한 당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잘 될 걸로 보지만 절반은 우리의 노력이라면 절반 정도는 취재진 언론에 달렸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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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똑같은 모습이라도 (언론이)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신다면 결과가 더 빛이 나고, 국민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새 정부의 첫 해외순방, 첫 정상회담인만큼 성공 거둘 수 있도록 함께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기내 간담회의 마지막이자 '소프트'한 질문은 '휴가를 언제 갈 계획이냐'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아직 언제 간다는 계획 세울 수 없는데, 연차 휴가는 다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자단과 수행 참모들은 문 대통령의 '연차 소진' 계획에 박수로 화답했다. 환호성도 나왔다. 물론 안전한 여정과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도 기원하는 박수였다.
과거 대통령은 7월말~8월초 국내로 일주일이 채 안되는 여름 휴가를 떠나곤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법적 연차휴가는 21일이고 이 가운데 하루를 써서 올해 20일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