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렬의 Globalview]아이폰 10년, 잡스는 무엇을 바꿨나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2017.06.2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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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7년 6월 29일 첫 출시 아이폰, 10년 만에 생활방식·산업지도 바꿔

편집자주 매일같이 쏟아지는 글로벌뉴스. 세계 금융의 심장부 뉴욕시장에서는 오늘 어떤 뉴스가 화제가 되고 있는가. ‘GlobalView’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자칫 놓치거나 지나칠 수 있는 글로벌뉴스의 행간을 읽고 맥락을 짚어보는 꼭지입니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에서 아이폰을 처음 소개하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에서 아이폰을 처음 소개하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


[송정렬의 Globalview]아이폰 10년, 잡스는 무엇을 바꿨나
“아이팟, 전화기, 인터넷통신기기. 이들은 3가지 별도의 기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의 기기입니다. 우리는 ‘아이폰’이라 부릅니다. 오늘 애플은 휴대폰을 재발명합니다.”

지난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행사장. 트레이드마크인 검정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른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세상에 처음 아이폰을 소개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아이폰은 공식 출시됐다.



아이폰이 출시 10년을 맞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현지시간) “1980년대 PC와 마찬가지로 아이폰은 지난 10년간 광범위한 산업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세상을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만능칼', 세상을 바꾸다=아이폰 출시와, 이후 스마트폰 붐은 완전히 새로운 산업들을 만들어내고, 기존 산업들을 파괴하며 새로운 사업모델의 도입을 촉발했다.



주머니 속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기기에 강력하고 네트워크와 연결된 컴퓨터를 집어넣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스티브 잡스는 어디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만들고 음악, 책과 같은 영역에서 소비자들의 습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아이폰에 탑재된 기능들은 아이폰을 디지털 스위스군용칼(Swiss Army Knife)로 만들었다. 스마트폰은 이메일부터 달력, 지도, 계산기까지 기존 툴들을 대체했다.

아이폰과 다음해 출시된 구글의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촉발한 대변화는 산업을 계속 변화시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혁신을 이끌어냈다. 모험적인 프로그래머와 스타트업들은 이제 쇼핑, 엔터테인먼트, 여행 등의 새로운 방식들을 창조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직접 공략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버토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앱스토어는 현재 게임, 건강관리프로그램, 쇼핑 등 350만~360만 개에 달하는 앱을 제공한다.


항공사들이 앱으로 비행기탑승수속을 신속히 처리하고, 은행들이 계좌조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대기업들도 앱을 통해 고객들과 보다 쉽게 연결됐다. 이 같은 변화들은 기술 분야 대기업들이 점차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등 5개 기술기업은 현재 미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크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시총 상위 5개 기업 중 기술기업은 딱 하나였다.

◇생활을 바꾸고 산업을 재편하고=스마트폰은 기존의 통신방식을 파괴했다. 조슈아 간스 토톤토 대학 교수는 "문자, 사진, 비디오, 소셜네트워크 등 빠르고 쉽게 통신할 수 있는 통신방식들을 제공함으로써 아이폰은 기존 전화통화를 파괴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이 소셜미디어를 태동시키진 않았다. 사실 페이스북은 2004년 데스크톱PC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스타그램, 트위터, 스냅챗 등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소셜네트워크와 메시징 앱들을 만들어냈다. 3월말 현재 19억4000만 명이 적어도 한 달에 한번 페이스북에 접속한다.

모바일 이용자들은 계속 증가했고, 개인들의 휴대폰 이용시간도 늘어났다. 광고주들은 이에 발맞춰 광고지출을 재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인 e마케터에 따르면 미국의 모바일 광고지출은 2015년 인쇄 광고지출을 따라잡았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906억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디지털 광고매출의 14%를 차지했다. 32.8%를 차지한 구글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은 기존 다른 산업들을 파괴했다. 카메라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카메라영상기기공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2016년 2400만대로 2010년에 비해 80%나 줄었다. 기존 기업들이 사라지면서 아이폰은 새로운 산업들과 사업모델을 만들어냈다. 차량공유서비스업체인 우버테크놀로지와 리프트는 앱 기반으로 설립됐다. 스마트폰은 이들 앱을 이용하는 이용자와 운전자 모두에게 가입비인 셈이다.

스마트폰은 불과 10년 만에 산업지형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켰다. PC와 스마트폰에 이어 혁신의 바통을 이어받을 차세대 제품이나 기술은 무엇일까. 스마트폰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 가장 궁금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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