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짜리 냉장고 등장…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 출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7.05.30 15:43
글자크기

'백자 빚듯' 정성스레…韓·中·英·日 돌며 40일간 27개 공정 거쳐…현존하는 국내 냉장고 브랜드 중 최고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최익수 상무가 30일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최익수 상무가 30일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명품'을 표방하며 150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냉장고를 출시했다. 현존하는 삼성전자 냉장고 제품군은 물론 국내 브랜드 냉장고 중 최고가다. 냉장실 내부 4면에 도자기 소재를 적용, 최상의 신선도를 제공하고 프리미엄 가치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3월 출시된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와 이번 신제품을 필두로 올해 프리미엄 냉장고 매출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찬 것은 더 차게, 뜨거운 것은 더 뜨겁게…도자기 장점 그대로"=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에 적용한 포슬린(Porcelain) 소재는 음식을 보관하고 제공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소재로서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 왕실에서 오랫동안 사용돼온 것으로 전해진다.

백자에 쓰이는 소재를 냉장고에 적용하겠다는 아이디어는 도자기가 찬 음식은 더 차갑게, 뜨거운 것은 더 뜨겁게 담아내는 식기로서의 장점을 가진 데서 착안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포슬린은 높은 열용량(물체의 온도를 1℃ 변화시킬 때 필요한 열량)으로 냉기 보존력이 우수하다. 예를 들어 냉장고 문을 열어 2분 후 온도 측정 실험결과, 플라스틱은 5.2℃, 메탈은 1.4℃가 상승한 데 비해 셰프컬렉션 포슬린은 0.9℃ 오르는데 그쳤다.

또 이 소재는 표면에 기공이 없어 양념, 소스, 국물 등이 흘러도 변색되거나 냄새가 스며들지 않으며 간단히 물로 닦아도 미생물이 제거돼 청결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섬유기술 평가위원회 기준에 따라 김치 냄새배임 측정 결과, 셰프컬렉션 포슬린은 0%, 메탈소재는 6.3%, 플라스틱은 7.6%로 나타났다. 또 표면에 미생물 도포 후 2시간 후 세척해 잔존량을 분석한 결과 셰프컬렉션 포슬린과 메탈은 0%, 플라스틱은 5%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셰프컬렉션 포슬린'은 미국 국가 위생국(NSF·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에서 식품 위생 안정성 인증을 취득한 고품질 소재를 적용, '포슬린 인테리어'를 구현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원료는 中·英서, 제조·조립은 日·韓서…강화유리 수준에 버금가는 단단함"=삼성전자가 냉장고 내부 소재로 기존의 플라스틱이나 메탈이 아닌 도자기 소재를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무형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냉장고 개발담당 상무는 "처음 아이디어를 받았을 때 패닉(Panic)이었다"며 "전혀 쓰지 않았던 소재를 처음 적용하는 터라 냉장고 개발 분야에 몸담은 8년 중 이번 신제품 개발이 손에 꼽는 난이도를 자랑했다"고 말했다.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깨지지 않는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소재에 방탄복에 사용되는 섬유 복합 소재인 아라미드를 보강해 강화 유리 수준의 강도를 구현했다. 이 방법을 찾는 데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됐다.

신제품은 개발팀과 디자인팀이 협업하며 2년간 7개국을 돌면서 수 백자기 테스트를 거쳐 최상의 소재를 발굴했다. 그 결과 원료는 중국과 영국에서 조달하고, 제조는 일본에서, 조립은 한국 광주에서 각각 담당했다. 최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적의 장소를 발굴했다는 설명이다.

각국 간 이동시간을 제외한 제품 제작 공정에만 순수하게 약 40일이 투입되고 공정 가짓수만 27가지다. 초벌구이, 유약, 재벌구이 등을 거쳐 장인이 도자기를 굽는 것과 같은 정성으로 냉장고를 만들었다는 것.

본연을 살리는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부민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제품디자인 그룹 상무는 "순수하고 단순하며 깨끗한 소재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고급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이음새와 조립구조를 정교화했고 조명 전문가와 협업해 냉장고 내부 조명에도 신경 썼다"고 말했다.

냉장고 외관은 반무광의 풀메탈을 적용한 혼드 블랙 색상으로 출시됐다.

삼성이 명품을 지향해 내놓은 제품인 만큼 가격은 역대 최고가다. 915L(리터) 용량에 출고가는 1499만원. 지난 3월 출시된 음성인식 기능 적용의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출고가가 1059만원이었다. 이번 신제품에도 기본적으로 음성인식 등 패밀리허브가 갖춘 기능이 탑재돼 있다.

최익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삼성전자는 국내 5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신제품을 통해 최고급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프리미엄 제품군에서의 매출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30일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모델들이 30일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삼성 셰프컬렉션 포슬린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