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서비스 개발을 위해 꾸려진 팀에 소속된 한 유통업계 직원으로부터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기업명을 밝힐수는 없지만 글로벌 업체로부터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 도입 검토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 '딥러닝'을 통해 점점 진화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지닌 이 로봇을 도입할 경우 화제성은 물론 서비스 개선도 기대할만하지만 초기 계약물량을 수천여대로 제시해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인류가 로봇과 '일자리 경쟁'을 하는 미래가 이미 성큼 다가왔다는 생각에 놀라움이 컸다.
이제는 제법 본격적인 '작품'들도 나온다. 지난 17일에는 세븐일레븐을 주축으로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롯데계열사들이 협업해 국내 최초 스마트 편의점을 선보였다. 카드나 현금없이도 손의 정맥으로 셀프결제를 하는 등 최신 7대 기술을 활용한 똑똑한 편의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초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CEO 간담회를 열었다. 대응 현황과 애로사항을 듣고 향후 5년간 150억원을 투입해 유통업계의 AI(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신기술 도입을 지원키로 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막상 그럴싸한 작품을 내놓고도 '고용 축소'라는 부정적인 시선에 먼저 맞닥뜨리게 된다. 비단 유통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술이 인력을 대체하는 현상은 뚜렷해질 수 밖에 없다.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거대한 딜레마에 부닥치게된 기업들에 정부 차원의 중장기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