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탄핵'(?)… 美 이어 이번엔 또 브라질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7.05.20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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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글로벌모니터/ 자료=글로벌모니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위기에 몰려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는 소식을 '눈으로' 보여드린 지 하루 만에, 이번에는 브라질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그래프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미국 달러에 대한 브라질 헤알화의 환율이 하루 사이에 8%나 폭등했습니다. 껑충 뛰어 오른 모습이 위 그래프에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죠. 환율의 일일 상승률로는 지난 1999년평가절하조치 이후로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올해 들어 가파르게 쌓였던 헤알화 가치 상승분이 단번에 사라졌습니다.



/ 자료=글로벌모니터/ 자료=글로벌모니터
브라질 증시 보베스파지수는 8.80% 폭락했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이후로 이렇게 많이 떨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 자료=글로벌모니터/ 자료=글로벌모니터
10%선을 막 뚫고 내려갔던 브라질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1.7%대로 치솟았습니다. 가격 기준으로는 9% 가량 떨어졌습니다.



전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이어 브라질 금융시장이 2년 연속해서 탄핵 소용돌이에 빠지게 됐습니다. 현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컸기에 실망감도 기록적입니다.

투자자들은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연금삭감 같은 재정건전화 정책과 노동시장 개혁 정책이 표류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연정 파트너인 중도우파 사회민주당(PSDB)은 "테메르 대통령이 제안했던 야심찬 개혁 어젠다를 의회가 폐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만약 대통령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연정에 참여한 소속당 각료들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저가매수 기회가 열렸다"는 주장과 "개혁 기대감은 끝났다"는 낙담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그 동안 브라질 경제는 무너졌던 대내외 균형을 바로잡아 막 회생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사상 최악의 장기 경기침체를 거치면서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인플레이션이 잡혀 떨어지고 있었죠.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액의 돈을 쏟아 부으며 ‘바이 브라질(buy Brazil)’을 재개했던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경제’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정치 리스크가 돌발하고 말았습니다. 현 대통령의 정면돌파, 탄핵, 사임, 개헌과 조기 대선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 누구도 사태의 전개방향을 섣불리 예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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