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의 그림자…희비 엇갈린 라면 빅2 농심, 오뚜기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7.05.17 04:20
글자크기

올 1Q 짜왕·진짬뽕 매출 반토막…농심, 프리미엄 신제품으로 선방 vs 오뚜기는 직격탄

'히트상품'의 그림자…희비 엇갈린 라면 빅2 농심, 오뚜기


라면업계 빅2 농심 (400,500원 ▼3,500 -0.87%)오뚜기 (423,500원 ▼3,000 -0.70%)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두 회사 모두 2015년부터 높은 인기를 얻은 프리미엄 중화라면 인기가 반감되면서 타격을 받았지만, 농심은 대체 아이템 개발로 선방한 반면 오뚜기는 진짬뽕 부진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액이 5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25억원으로 0.2% 증가했다. 당초 프리미엄 중화라면 '짜왕'과 '맛짬뽕' 인기 하락으로 영업익 두 자릿수 감소가 예상된 것과는 반대의 결과다.



반면 오뚜기는 올 1분기 매출액 5318억원과 영업이익 300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각각 3.1% 소폭 증가하고, 15.7% 감소했다. 대다수 증권사가 실적 발표 직전까지도 영업이익이 5% 안팎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던 상황이어서 충격이 크다.
'히트상품'의 그림자…희비 엇갈린 라면 빅2 농심, 오뚜기
농심과 오뚜기 실적이 엇갈린 핵심 원인은 프리미엄 라면이다. 2015년 선보인 짜왕(농심)과 진짬뽕(오뚜기) 등 프리미엄 중화라면이 올해 출시 2년째를 맞아 소비자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두 곳 모두 올 1분기 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역신장했고 수익성도 떨어졌다. 프리미엄 중화라면은 개당 1500~1600원으로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약 2배 높아 수익성이 좋았다.

다만 오뚜기와 달리 농심은 지난해말 가격 인상, 올 2월 '볶음너구리' 출시 등으로 짜왕 공백 메우기에 적극 나서 상대적으로 실적 하락폭이 작았다. 입맛이 회귀하면서 농심 스테디셀러(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매출이 증가한 것도 선방요인이 됐다.



실제 해당 기간 농심의 라면 매출은 4019억원으로 4%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오뚜기의 면류 매출은 1584억원으로 11% 줄었다. 라면 매출만을 떼서 보면 더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라면 점유율도 희비가 갈렸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의 1분기 라면 점유율은 56.4%(매출 기준)로 지난해 1분기(54.2%)보다 2.2%포인트 소폭 신장됐다. 반면 오뚜기는 22.8%로 1.4%포인트 하락했다. 김태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월 200억원까지 나오던 진짬뽕 매출이 올해 6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며 "지난해 높은 실적이 올해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농심과 오뚜기의 향후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라면 비중이 75%로 절대적인 농심은 꾸준한 신제품 출시로, 라면 외에 여러 1등 제품을 보유한 오뚜기는 타 분야에서 매출을 늘려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농심은 올 2월 선보인 프리미엄 제품 '볶음너구리'가 한 달 만에 매출 70억원을 기록해 기대가 높다. 지난해 '보글보글 부대찌개면'(50억원)보다 초기 반응이 좋다. 또 지난달에는 '짜왕 매운맛'을, 이달에는 '카레라이스 쌀면'을 출시했다. 모디슈머 조리법을 활용한 크림 너구리 개발도 준비하는 등 프리미엄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동결해 점유율 상승을 꾀하는 동시에 진라면 등 기존 제품 마케팅을 강화한다. 또 즉석밥과 죽, 냉동피자 등 성장하는 또 다른 캐시카우 상품으로 라면 빈자리를 채울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는 진짬뽕 매출이 가장 좋았던 시기인 만큼 역기저 효과가 발생했다"며 "냉동피자가 월매출 40억 제품으로 성장했고 기존 진라면 매출도 좋아지고 있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