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액이 5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25억원으로 0.2% 증가했다. 당초 프리미엄 중화라면 '짜왕'과 '맛짬뽕' 인기 하락으로 영업익 두 자릿수 감소가 예상된 것과는 반대의 결과다.
다만 오뚜기와 달리 농심은 지난해말 가격 인상, 올 2월 '볶음너구리' 출시 등으로 짜왕 공백 메우기에 적극 나서 상대적으로 실적 하락폭이 작았다. 입맛이 회귀하면서 농심 스테디셀러(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매출이 증가한 것도 선방요인이 됐다.
라면 점유율도 희비가 갈렸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의 1분기 라면 점유율은 56.4%(매출 기준)로 지난해 1분기(54.2%)보다 2.2%포인트 소폭 신장됐다. 반면 오뚜기는 22.8%로 1.4%포인트 하락했다. 김태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월 200억원까지 나오던 진짬뽕 매출이 올해 6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며 "지난해 높은 실적이 올해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농심과 오뚜기의 향후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라면 비중이 75%로 절대적인 농심은 꾸준한 신제품 출시로, 라면 외에 여러 1등 제품을 보유한 오뚜기는 타 분야에서 매출을 늘려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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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올 2월 선보인 프리미엄 제품 '볶음너구리'가 한 달 만에 매출 70억원을 기록해 기대가 높다. 지난해 '보글보글 부대찌개면'(50억원)보다 초기 반응이 좋다. 또 지난달에는 '짜왕 매운맛'을, 이달에는 '카레라이스 쌀면'을 출시했다. 모디슈머 조리법을 활용한 크림 너구리 개발도 준비하는 등 프리미엄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동결해 점유율 상승을 꾀하는 동시에 진라면 등 기존 제품 마케팅을 강화한다. 또 즉석밥과 죽, 냉동피자 등 성장하는 또 다른 캐시카우 상품으로 라면 빈자리를 채울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는 진짬뽕 매출이 가장 좋았던 시기인 만큼 역기저 효과가 발생했다"며 "냉동피자가 월매출 40억 제품으로 성장했고 기존 진라면 매출도 좋아지고 있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