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후폭풍 한국당 덮치나..무한 당권경쟁 조짐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7.05.1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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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洪. 대선 출구조사서 文에 크게 뒤져..리더십 부재 속 7월 전대 예상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개표 결과를 보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하고 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4%,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23.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1.8%를 기록했다. 2017.5.9/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개표 결과를 보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하고 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4%,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23.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1.8%를 기록했다. 2017.5.9/뉴스1


19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유한국당이 다시 거센 격랑 앞에 섰다. 레이스 막판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복당 시도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발로 당내 계파의 불씨가 살아있음이 드러났다. 홍준표 후보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서 이르면 7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까지 당권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보수는 벼랑끝에 몰렸다.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은 유승민-김무성을 필두로 쪼개져나가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이 친박계 정리에 나섰지만 일부 핵심 의원들의 당원권 정지에 그쳤다. 홍 후보가 보수 결집을 이유로 이들의 일괄 징계해지를 결정하면서 그나마 징계국면도 끝났다.



특히 권성동, 김성태, 장제원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들의 복당 과정에서 친박계가 여전히 당내에서 상당한 발언권을 지니고 있음이 확인됐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이 실력행사에 나서는 등 반발했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홍 후보와 마찬가지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일단 7월 중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당 리더십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두 달여를 남겨두고 당내에 당권을 향한 무한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친박계가 직접 일선에 나서긴 어렵다. 특히 탄핵 사태를 거치며 이미 친박이 한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쫓겨난 후 불거진 이른바 '삼성동계' 논란과 조원진 의원의 탈당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한 당 관계자는 "친박계가 다시 전면에서 당을 좌지우지 할 수는 없다"며 "세력을 유지하면서 이미지를 전환하는 이른바 친박 2.0으로의 변신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복당파는 대부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진들이지만 당을 쪼개고 떠났다는 '배신자'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곧바로 당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승민으로 대표되는 바른정당 잔류파들과의 연대도 쉽지 않다. 여러모로 대선 패배에서 비롯될 당 내홍의 후폭풍을 조기에 수습하기 어려운 구도다.

사실상 당내 리더십을 자처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차기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사퇴 의사를 밝힌 황교안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조기등판을 점치는 시각도 나온다. 만약 전당대회 전까지 당권의 향방이 모호하다면 그나마 보수결집을 주도한 홍 후보 추대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당 일각에서는 10%대를 전전하던 홍 후보의 지지율이 TK(대구경북) 지지 회복을 바탕으로 상당히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대해 불행 중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출구조사에서 홍 후보는 23.3%의 지지를 받았다. 통상 고령층의 지지를 받는 보수후보는 출구조사 대비 실제 득표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홍 후보 스스로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무너진 당을 재건한데 만족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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