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개표 결과를 보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하고 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4%,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23.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1.8%를 기록했다. 2017.5.9/뉴스1
국정농단 사태 이후 보수는 벼랑끝에 몰렸다.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은 유승민-김무성을 필두로 쪼개져나가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이 친박계 정리에 나섰지만 일부 핵심 의원들의 당원권 정지에 그쳤다. 홍 후보가 보수 결집을 이유로 이들의 일괄 징계해지를 결정하면서 그나마 징계국면도 끝났다.
한국당은 일단 7월 중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당 리더십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두 달여를 남겨두고 당내에 당권을 향한 무한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바른정당 복당파는 대부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진들이지만 당을 쪼개고 떠났다는 '배신자'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곧바로 당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승민으로 대표되는 바른정당 잔류파들과의 연대도 쉽지 않다. 여러모로 대선 패배에서 비롯될 당 내홍의 후폭풍을 조기에 수습하기 어려운 구도다.
사실상 당내 리더십을 자처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차기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사퇴 의사를 밝힌 황교안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조기등판을 점치는 시각도 나온다. 만약 전당대회 전까지 당권의 향방이 모호하다면 그나마 보수결집을 주도한 홍 후보 추대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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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에서는 10%대를 전전하던 홍 후보의 지지율이 TK(대구경북) 지지 회복을 바탕으로 상당히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대해 불행 중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출구조사에서 홍 후보는 23.3%의 지지를 받았다. 통상 고령층의 지지를 받는 보수후보는 출구조사 대비 실제 득표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홍 후보 스스로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무너진 당을 재건한데 만족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