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육군, 모범간부 16쌍 합동결혼식 거행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17.04.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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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아내의 암 극복 후 늦은 결혼식 가진 김남규 상사 스토리 등 사연 다양

모범간부 16쌍의 합동결혼식 주례를 하는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사진=육군 제공모범간부 16쌍의 합동결혼식 주례를 하는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사진=육군 제공


봄의 기운이 완연한 4월의 마지막 토요일 계룡대 육군참모총장 공관 앞 정원에서 16쌍의 장병과 군무원 부부를 위한 아주 특별한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육군은 30일 "육군 예하부대별로 장병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올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육군참모총장의 공관에서 참모총장 주례로 합동결혼식을 거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육군은 올해 초,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부부 또는 개인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동거부부들을 위한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박하고 검소한 혼례문화를 적용한 작은 결혼식 개념의 합동결혼식을 기획했다.

이후 전‧후방 각지의 부대별 희망인원들의 다양한 사연과 지원동기를 접수했다. 지난 2월 초부터 공모한 첫 합동결혼식에는 예비와 동거부부 총 120여쌍이 지원했고, 이들 중 지원동기와 사연의 공감도가 높은 16쌍의 부부가 선정됐다.



육군은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육군 창설 이래 처음으로 총장 공관을 열고 직접 주례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아름다운 백년가약을 맺어 갓 가정을 꾸리게 되는 11쌍과 여러 가지 사연으로 늦은 결혼식을 올리게 된 5쌍의 부부들을 위해 참모총장 공관 앞 정원에는 500여 명의 육군본부 장병들과 가족‧친지들이 함께 해 따뜻한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또 결혼식을 더욱 빛나게 하는 육군 취타대 공연, 37사단 군악대 소속인 김려욱(슈퍼주니어 려욱) 일병과 육군 군악대 중창단의 축가, 의장대 예도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왔던 아름다운 결혼식을 진행하기 위해 육군본부 장병 모두가 힘을 모았다.


◦특히, 육군은 결혼식‧피로연‧청첩장‧예식촬영과 웨딩사진 CD앨범 제작에 이르는 전 비용은 물론 3박 4일간의 제주도 신혼여행의 모든 경비도 지원해 이들의 새 출발을 축복했다.

육군의 첫 합동결혼식을 위해 KT&G, LG유플러스, 롯데하이마트 등 여러 기업들도 후원해 힘을 보탰다. KT&G와 LG유플러스는 소정의 후원금으로 아름다운 결혼식의 경비를, 롯데하이마트는 55인치 UHD TV 등 혼수 가전제품을 신혼부부들에게 제공했다.

이번 합동결혼식에는 사랑의 힘으로 암을 극복한 아내인 박훈아씨의 손을 잡고 늦깎이 결혼식을 올리게 된 김남규 상사의 러브스토리, 지난해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버지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그동안 모아 온 결혼자금을 모두 써 이번 기회를 통해 결혼의 꿈을 이루게 된 천동식 중사와 예비신부 정혜원의 사연 등이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아울러 결혼식 하객들은 필리핀 영주권을 포기하고 입대해 부사관의 길을 걷고 있는 조영진 하사의 합동결혼식 지원동기, 전방GOP(일반전초)부대 근무의 인연으로 부부군인의 연을 맺게 된 하새날 중사와 박형준 하사의 사연, 함께 부사관의 꿈을 키워오다 2015년에 동시에 임관한 뒤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 박지선‧정진국 하사의 에피소드 등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장 총장은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며, 좋은 배우자가 되려고 할 때 행복해지는 법"이라며 "행복한 군인이 전투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만큼, 부부가 서로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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