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28일 1억원의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사진=뉴스1
28일 오후 12시50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보인 박 전 이사장은 "그동안 저희 부모님을 존경하고 아껴주셨던 분들께 이렇게 물의를 일으킨 모습 보여드려 죄송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그러면서 박 전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이 형사처벌된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대통령은 어디까지나 헌법의 적용만 받아야 한다"며 "제가 듣기로는 국가 운영에 있어 대통령은 포괄적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헌법정신에(만) 잘 맞춰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이사장은 "직접적인 소식은 전혀 알 수 없고 뉴스나 태극기집회에서 걱정하고 계신 분들을 통해,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고 있다"며 "언론이 모습을 많이 내보내는 데 대해 이해는 하지만 오보는 정확히 밝혀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며 울먹이기도 했다. 박 전 이사장은 "언론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상태가 굉장히 안 좋다고 들었다"며 "식사도 잘 못하고 그럴 텐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어 "대통령 재직시 수석비서관회의 장면 등이 보도된 것으로 아는데 사람들은 (대통령과 비서관들이 수첩에) 받아적는다고 흉을 보고 열심히 일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나중엔 이것이 효자노릇을 할 텐데 그만큼 대통령이 마지막 결재권자로서 책임을 갖고 자는 시간 외에 매달려서 일했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박 전 이사장은 "거기(구치소)서 텔레비전을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도움은 못 돼줄 망정 이런 일에 휘말려 좋지 않은 일로 뉴스에 나오게 됐다"며 울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어 "남동생(박지만 EG 회장)이 잘 알아서 신경 쓰고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이사장은 2014년 4월 정모씨에게 1억원을 빌렸다가 사기 혐의로 고발됐다.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제도'가 도입된 후 첫 타깃이 됐다.
피해자 정씨는 특별감찰관실 조사 당시 "박 전 이사장이 돈을 빌리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에서는 "박 전 이사장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냈다. 박 전 이사장이 1억원을 모두 갚았기 때문이다.
박 전 이사장 측은 "당시 생활이 어려워 돈을 빌렸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이날 조사를 토대로 조만간 박 전 이사장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