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작가 서모씨(73)를 공갈·출판물등에의한명예훼손·무고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사기죄로 수감 중인 이모씨(60)와 이씨의 아내 전모씨(55·여), 출판사 관계자 박모씨(49)와 김모씨(54)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는 책을 발간하면 재심으로 석방될 수 있다"며 이씨와 이씨 가족에게 접근했다. 이씨는 1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다.
이씨는 2013년 2865명으로부터 약 211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자본시장법위반)로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당시 이씨는 노인들을 상대로 투자금을 유치하고 상장 가능성이 없는 주식을 판매했다.
서씨 등은 사실을 근거로 한 '논픽션(nonfiction)' 출판물은 일반 문학과 달리 독자들이 내용을 쉽게 믿는다는 점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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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위조해 집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책을 두 차례 발간했다. 경찰 수사가 위법이라는 주장이 담긴 책이다. 경찰에 대한 사회적 비난여론을 만들어 이씨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들을 처벌받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전씨 등은 이 출판물들을 과거 이씨 사기사건 피해자들에게 강매해 선동했다. 이들은 과거 피해자들에게 "재심으로 이씨가 석방되면 다시 사업을 진행해 피해를 회복해주겠다"며 경찰관들을 상대로 집단 릴레이 고소하도록 유도했다.
이씨 구명을 위한 단체인 '비상대책위원회'도 세웠다. 과거 피해자들로부터 적게는 2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600만원에 이르는 돈을 도서 구입비나 작가 후원비 명목으로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은 두 번 속은 셈이다.
해당 경찰관이 근무하는 경찰서 앞에서 과거 피해자 50여명을 집결시켜 '악질경찰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해당 경찰관의 실명이 기재된 현수막과 피켓도 들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당한 공무집행 의지를 훼손시키는 상습민원과 악의성 고소·고발 수사를 강화하겠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가짜뉴스와 출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