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발뺀 동부익스프레스 여객 매각, 인수전 10곳 참여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김도윤 기자 2017.04.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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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적투자자(FI) 위주 경쟁 예상… 패키지매각 유지여부 관심

동원산업의 동부익스프레스 여객부문 매각 예비입찰에 잠재적 후보로 거론된 신세계 등 대기업이 대거 불참했다. 경영전략상 해당 자산이 불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동부익스프레스 여객부문 인수전은 재무적투자자(FI) 위주로 10곳의 후보가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동부익스프레스 여객부문 매각 예비입찰에 주요 후보로 거론된 신세계와 SK네트웍스, 롯데렌탈이 불참했다. PEF(사모펀드) 운용사 위주로 10곳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원산업은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한 뒤 그룹 내부에서 비주력 분야로 판단한 여객부문 매각을 진행 중이다. 동원그룹이 여객부문을 경영해본 경험이 없는 만큼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인수자금을 일부 회수하고,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원산업이 매각을 추진중인 동부익스프레스 여객부문 주요 자산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 △동부고속버스 △동부렌터카 등이다. 비주력 분야 매각을 통해 동원산업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사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원산업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과정에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통해 335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잠재적 후보로 거론된 대기업들이 동부익스프레스 여객사업 인수전에서 발을 빼면서 동원산업의 계획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신세계는 이미 대주주 지위가 굳건한 만큼 추가지분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신세계 계열사 센트럴시티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64.96%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렌터카 인수 후보로 꼽힌 롯데렌탈과 SK네트웍스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동부렌터카가 렌터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동부렌터카 차량보유대수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3900여대다. 롯데렌탈(롯데렌터카)이 16만대, SK네트웍스가 7만대로, 동부렌터카 인수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동부렌터카 보유차량의 대부분이 법인차량인 점도 개인렌탈사업 중심의 롯데렌탈, SK네트웍스의 구매의사를 이끌어내지 못한 요인으로 파악된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7073억원으로 이중 여객부문의 매출 비중은 16.1%(1143억원) 수준이다. 여객부문의 구체적인 수익성 지표는 확인할 수 없지만 매년 이익이 나는 사업이라는 평가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의 공정가치평가액은 1305억원이다.


다만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의 경우 향후 개발 사업을 통한 가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동부고속버스의 경우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하고 인수 뒤 SI(전략적투자자)를 통한 재매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FI의 관심을 끈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예비입찰 참여 후보 측에서 패키지 인수에 부담을 느끼거나 가격 협상에서 이견이 발생할 여지는 남아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FI의 경우 동부고속버스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렌터카 등 각 자산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후보군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매각 측에서도 패키지 매각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매각 과정에서 패키지 인수를 제안하는 후보가 가산점을 받을 수 있겠지만 개별 매각도 나쁜 그림은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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