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할수록 유리는 더 중요해진다"

머니투데이 코닝(미국)=조철희 기자, 정진우 기자, 김상희 기자 2017.04.21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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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키플랫폼: 리마스터링 코리아] [인터뷰] 제프 이븐슨 코닝 CSO

편집자주 '팬더모니엄'(대혼란, Pandemonium). 대한민국의 2017년 오늘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말입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으로 대한민국은 그동안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가 지금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은 이런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비법을 오는 4월27~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6개월 동안 키플랫폼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전략을 고민했던 국내·외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앞으로 한 달간 소개합니다.

미국 소재기업 코닝(C
"세상이 변할수록 유리는 더 중요해진다"


orning)은 대표 제품인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Gorilla Glass)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에 사용되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도 꽤 알려져 있다. 전 세계 수많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일상 곳곳을 채운 코닝의 제품과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1851년 설립된 코닝은 급속한 기술 발전과 경제·산업 환경의 변화를 이겨내며 160년 넘게 글로벌 소재 업계 최고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정보와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며 시시각각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디지털경제 시대에도 유연하고 빠른 혁신으로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 제프 이븐슨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세상이 변할수록 유리 소재는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 코닝의 철학"이라며 사업 환경의 변화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은 지난 10일 미국 뉴욕주 코닝시 본사에서 제프 이븐슨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만나 우리 기업들에 교훈이 될 코닝의 혁신 방법론과 미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제프 이븐슨 코닝 CSO/사진=정진우 기자제프 이븐슨 코닝 CSO/사진=정진우 기자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산업과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닝은 어떻게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가.
▶'세상이 변할수록 유리 소재는 더욱 중요해진다'는 철학이 있다. 전문 분야에서 계속 첨단을 주도하고, 전문성을 새로운 제품 생산 방식에 결합시킬 수 있다면 영속기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이유에서 2015년 '전략&자본배분 프레임워크'를 도입 △3개 핵심기술(유리·세라믹·광물리) △증기증착법(광섬유), 퓨전공법(기판유리), 정밀성형(커넥터), 압출(매연저감장치용 세라믹 담체·필터) 등 4개 제조·엔지니어링 플랫폼 △5대 시장 접근 플랫폼(광통신·모바일소비자가전·디스플레이·자동차·생명공학용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 바로 '3-4-5 전략'이다.

-실제로 제품 생산 등에서 어떻게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가.
▶'고릴라 글라스'를 예로 들자면 3대 핵심기술 중 유리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해 신제품 개발 주기를 단축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 제조기술인 퓨전공법을 활용해 비용도 절감했다. 하지만 '모바일 소비자 가전'이라는 시장접근 플랫폼은 기존에 없었기에 새로 구축했다. 아울러 차세대 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자동차용 고릴라 글라스의 경우 유리과학, 퓨전공법, 배기가스 저감장치용 세라믹 담체 사업 리소스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의 성과는 무엇인가.
▶투자의 80%는 최소 2개의 핵심역량이 결합된 부분에 해 기술혁신의 성공률을 극대화하고, 기존자산의 활용을 통해 혁신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 같은 역량의 상호결합을 통해 더욱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경쟁장벽'을 구축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3-4-5 전략'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잠재력이 큰 분야에 투자한다.


-코닝의 혁신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
▶코닝은 초박형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높은 탄성의 얇은 유리를 만든다. 터치 기능이 되고, 이미지 구현도 가능하다. 냉장고와 같은 기기나 부엌 카운터탑 등의 표면을 코닝의 유리를 통해 특별한 표면으로 전환시켜 터치 인터페이스를 구축한다. 또 코닝이 생산하는 광섬유와 커넥터는 모든 것을 연결시키며 인프라 건설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코닝은 인터페이스와 인프라를 넘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이라는 새로운 차원에 진출해 반도체, 백플레인(회로기판), 컴퓨터 주요부품까지 확장할 것이다. 이밖에도 플렉서블 유리를 기판으로 사용해 프린팅이 가능한 전자제품 등 미래의 애플리케이션을 연구하고 있다.

-코닝이 향해가는 다음 성공 기점은 어디인가.
▶광기술은 초고속 네트워크 구현에서 각광받는 솔루션이다. 현재 시장동향을 보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지원하는 초대형 데이터 센터들이 구리에서 광섬유 솔루션으로 이동해가는 추세다. 대역폭 면에서도 뛰어나고, 전력 소비도 낮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기기 자체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평판유리로 디스플레이 부문을 주도해왔던 코닝의 다음 기점이 될 것이다.

-올해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기술도 선보였는데.
▶향후 몇 년 간 가장 큰 변화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분야에서의 유리 적용일 것이다. 자동차도 그 중 하나다. 올해 CES에서 코닝은 외장재와 내장재로 고릴라 유리를 탑재한 콘셉트카를 소개했다. 고릴라 유리로 더 가벼운 유리창을 구현하면 자동차 연비를 강화하고, 운전기능도 개선시킬 수 있다. 유리 적용법에 대해 자동차 제조사와 협업하며 각종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유리의 안전성까지 높이고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표면 향상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리는 인간 삶의 접점(touch point)이다. 코닝 유리를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 애플리케이션도 가능할 것이다.
▶웨어러블 기기 적용은 확실하다. 소비자 가전 기업들이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기능성은 단거리에서 빛을 정확하게 이동시키는 것에 좌우된다. 유리는 잠재적으로 이를 구현하는데 환상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코닝은 고객사가 훌륭한 AR·VR 기기를 만드는 것을 도울 것이다.

-코닝의 앞으로 계획은?
▶코닝의 혁신 라인은 자동차와 제약용 유리다. 앞으로 수년 간 가장 큰 과제는 이 두 가지 사업을 추진해 혁신적인 상용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일 것이다. 동시에 기존 사업부 일부 영역에서 생산 역량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광통신 부문에서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중이다. 중국에 세계 최대 규모의 10.5세대 유리 기판 공장을 설립 중이다. 향후 몇 년은 코닝에 매우 흥미로운 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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