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리스크 고조에 '안전자산' 연일 강세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017.04.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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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엔화·美 국채, 5개월래 최고치 연일 경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뉴스1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뉴스1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이 또 다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재차 경고하면서 금과 엔화, 미 국채 등으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낮 12시30분 전거래일대비 0.8% 오른 온스당 1295.5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9일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주에도 금 가격은 5개월래 최고치를 다시 쓴 바 있다. 금을 비롯한 금속 가격은 지난주에 비해 2.5% 올라 지난해 6월 이래 주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41분 0.34% 내린 108.21엔을 기록해 5개월 이래 최저치를 다시 썼다. 엔/달러 환율은 12일 지난해 11월17일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08엔선에 도달한 뒤 최근 5거래일 동안 연일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명목실효환율 기준 엔화는 지난 1주일간 주요 25개국 통화 가운데 2주 연속 가장 많이 가치가 상승한 통화로 떠올랐다.

미국 국채로도 돈이 쏠리고 있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3bp(1bp=0.01%)내려간 2.2072%로 마감해 지난해 11월14일 이후 5개월 만에 최저를 다시 썼다. 국채금리가 내려갔다는 건 그만큼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코이치 다카마쓰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지금 위험자산을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16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 도발을 지속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게 안전자산으로 돈을 몰리게 했다는 설명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의 강경테세가 높아진 게 우려를 더 자극했다. 미국 백악관의 안보책임자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전날 "북한에 대해 모든 옵션을 강구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공개했다. 도널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으며 어느 때보다 빠르게 강력해지고 있다"며 "솔직히 말해 이(군사력 증강)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대북 군사 행동까지 암시했다.

유럽에서 4월말 프랑스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는 이벤트가 다가오자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는 한층 위축되고 있다. 특히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오는 23일 1차 투표를 무난하게 통과해 다음 달 7일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려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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