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의 '서편제'의 한(恨), 연극으로 담아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4.1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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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영화, 뮤지컬 이어 연극까지…'소리극 서편제' 25~27일 서울돈화문국악당서 공연

이청준의 '서편제'의 한(恨), 연극으로 담아


이청준의 소설 '서편제'가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서편제는 판소리, 영화, 뮤지컬, 창극 등 다양한 콘텐츠로 소비돼 왔지만 이번에는 판소리에 연극적 요소를 극대화한 소리극 형태로 관객에게 선보인다.

공연콘텐츠제작사 쇼앤라이프는 '소리극 서편제'를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6월 초에는 남산국악당에서도 공연이 예정돼 있다.



서편제는 이청준이 1976년 월간지 '뿌리깊은 나무'에 발표한 단편소설로 예술가의 운명과 한을 그려낸 작품이다. 떠돌이 소리꾼 '유봉'이 열 살짜리 딸 '송화'를 훌륭한 소리꾼으로 키우기 위해 두 눈을 멀게 한다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가족을 떠난 의붓아들 '동호'는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송화를 찾아 헤매다 결국 고수와 소리꾼으로서 짧게 재회한다.

'소리극 서편제' 연출은 '윤동주, 달을 쏘다', '숙영낭자전을 읽다' 등 한국적 정서와 전통 연희 콘텐츠를 무대화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권호성이 맡았다. 극본은 배우이자 극작가인 진남수가 각색해 원작 소설의 맛을 최대한으로 살리면서도 대사와 판소리라는 '입말'과 '노래'의 전달력을 최대화했다.



권호성 연출은 "소설 '서편제'는 찬찬히 읽어보면 소극장이나 중극장 규모의 드라마가 강한 연극 작품으로 공연했을 때 원작 소설의 풍미와 정서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다"며 "소릿재 주막을 주 무대로 시공을 넘나드는 연극성과 무대와 관객과의 열린 구조야말로 소설 서편제가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져야 하는 당위성"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는 창극과 뮤지컬 무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송화' 역에는 황애리와 김나니, '유봉' 역에는 안이호와 이봉근, '동호' 역에는 안덕용과 김준겸, '주막 여인' 역에는 서정금과 조엘라 등이 연기한다.

'소리극 서편제'는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서울돈화문국악당의 국악 관객 개발 프로젝트 '프리&프리' 공연작으로 선정됐다. 돈화문국악당은 마이크나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음향 국악 전문 공연장으로 배우들의 대사와 호흡, 소리 등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한편 '프리&프리' 공연작으로는 서편제 이외에도 4, 5월 두 달간 '전병훈의 우리노래'(28, 29일), '어린왕자의 지구보고서'(5월 4~6일), '가야금 병창극 수궁가'(5월 12, 13일), '연희콘서트 마음치'(5월 23, 24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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