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운용, 오피스빌딩 대신 임대주택 주목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전병윤 기자 2017.04.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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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다가구주택에 투자하는 키움마일스톤 US 사모펀드 연 7.5% 배당수익률 기대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미국 임대주택에 투자, 고수익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가 대부분 오피스빌딩에 집중된데다 고평가 논란이 지속돼 새로운 투자처 발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해 9월 설정한 미국 다가구 주택(Multifamily)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인 '키움마일스톤 US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이 3~4%의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 대형 공제회가 250억원을 투자한 이 펀드는 11년 만기로 매년 7.5%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키움운용, 오피스빌딩 대신 임대주택 주목하는 이유


미국 다가구주택은 대도시 지역 아파트, 콘도로 주로 중산층이 거주한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몇 년 전부터 부동산 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을 통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미국 다가구주택 투자는 2009년부터 매년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누적투자 규모는 1503억달러(약 171조2202억원)에 달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임대주택 투자가 늘어난 것은 주택 금융규제 강화, 가격하락에 따라 임차수요가 확대됐고 임대수익률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 다가구주택 임대 성장률은 2010~2011년 2.4%를 기록한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특히 5.2%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다가구 주택의 캡레이트(Cap rate·부동산 매입금 대비 순수익)는 평균 4.4%로 지난해 말 10년만기 미 국채 금리 2.5%에 비해 훨씬 높았다.

송호영 키움투자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장은 "미국 내 주택 소유 비율 감소, 인구 증가, 고용환경 개선 등 최근 임대주택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며 "임대주택 특성상 현금흐름 변동성이 낮아 자금조달이 쉽고 안정적인 배당 지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다가구주택 투자 건은 밸류애드(Value-Add) 전략으로 순 내부수익률(Net IRR) 연 10.7~13.7%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밸류애드 전략은 공실률이 높거나 노후화된 건물을 싼 가격에 매입한 후 공실을 줄이거나 리노베이션을 통해 가치를 높인 후 매각해 수익을 내는 것을 말한다. 재간접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마일스톤자산운용은 미국 내 임대주택 전문 운용사 중 한 곳이다.


이처럼 미국 다가구 임대주택은 채권과 같은 안정성에 높은 수익률까지 기대할 수 있어 국내 기관투자자 사이에서도 화제다. 특히 국내 기관투자자의 경우 부동산 투자 상당 부분이 오피스에 쏠려 투자자산 편중이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은 오피스, 리테일(쇼핑몰·아울렛 등), 물류(기업 물류창고 등), 주거시설(임대주택) 등 크게 4가지로 부동산투자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오피스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장기임차가 가능하고 신용도 높은 소수 임차인으로 구성되는 등 수익구조가 단순해 기대수익률을 파악하기 쉽기 때문이다. 반면 리테일, 주거시설은 임차인이 많아 관리가 어렵고 예상 수익을 추정하기 어려워 기피했다.

한 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 관계자는 "최근 선진국 오피스 투자가 봇물을 이뤄 특정 지역, 특정 가격대 오피스로 투자가 집중돼 투자자산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걸 기관 투자자도 인지하기 시작했다"며 "민간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대형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재간접형태로 투자하면 분산투자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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