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중심은 소비에서 투자로

머니투데이 최석원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책임 2017.04.1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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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최석원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책임

최근 글로벌 증시가 주춤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재정정책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됐으나, 트럼프케어가 철회되면서 정책 기대감이 낮아졌다. 여기에 더해 시리아, 북한 등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점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가 좋아지고 있고 추가 개선 여력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주가는 기업 이익을 따라 움직인다. 기업이익은 경기가 회복되면 증가하고, 경기가 둔화되면 감소한다.



지난 수년간 글로벌 경기는 디플레 우려에 시달려 왔다.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니 가계는 소비를 미뤘다. 기업들은 수요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다 보니 투자를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고용, 소득이 늘어도 투자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기 순환의 진폭은 낮아지고, 주기는 짧아졌다. 한마디로 경기 싸이클이 밋밋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디플레 우려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 시장은 완전 고용 상태에 진입해 임금 상승 압력이 높아졌다. 유가는 큰 등락이 없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럽 중앙은행은 디플레 위험이 사라졌다고 선언하며 물가 정상화 기대에 기름을 부었다.



인플레 환경으로의 전환은 경기에 긍정적이다. 물가가 오를 것이기 때문에 소득이 괜찮다면 소비를 미룰 이유가 없다. 소비가 늘면 기업 재고가 줄고, 산업생산이 늘어난다. 생산 증가로 가동률이 올라가면 결국 투자는 확대될 것이다. 최근 주요국의 재고 부담이 감소하고 있고, 자본재 신규주문 등 투자 관련 선행 지표들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경기 회복의 중심은 서서히 고용, 소비에서 투자로 이동할 것이다.

경기 회복이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가장 긍정적 변화 중의 하나는 글로벌 교역의 증가다. IMF도 지적했듯이 글로벌 교역 부진의 주 요인이 투자부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가 살아나면서 교역 증가세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기는 수요 측면의 안정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국가의 소비(수입) 증가는 다른 국가에는 수출 증가를 통한 고용 및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수요 확대의 선순환 과정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석원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책임/사진제공=삼성증권최석원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책임/사진제공=삼성증권


요컨대 글로벌 경기는 소비에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기업이익의 개선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임을 의미한다.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 강한 근거다. 특히, 투자 및 교역 개선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었던 서비스업 우위에서 제조업 우위 환경으로 전환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흥국에서는 교역 비중이 높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제조업 국가, 선진국에서는 기업 매출의 역외 노출도가 높고 금리 상승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유럽 주식시장에 대한 비중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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