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김씨는 "경고가 한번 들어오고 말겠지"라는 생각에 계속 고속도로를 주행했다. 그러나 타이어 공기압 점검 사인은 두차례 더 들어왔다. 김씨 옆좌석 동승자는 "옆 차선 아저씨가 손동작으로 우리 차 바퀴를 가리킨다. 차를 세워야겠다"고 말했고, 이에 김씨는 차를 바로 세웠다.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보니 타이어는 완전히 펑크난 상태였다.
런플랫 타이어는 도로 위 이물질로 인해 타이어가 ‘펑크’가 난 상태에서도 시속 80㎞의 속도로 최대 80㎞ 거리까지 운행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최근에는 미니까지 OE 타이어로 런플랫을 장착하고 있다.
'드라이브가드' 런플랫타이어/사진=브리지스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에 바람이 다 빠졌을 경우 일반 타이어는 차 조작을 할 수 없어 대형사고로 이어지지만, 런플랫 타이어는 주행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런플랫 타이어는 공기압이 제로가 된다는 것이 사실 50% 가량 빠져 있는 수준으로 보면 된다"며 "일반 타이어는 공기압이 제로이면 진짜 제로이고 딱 붙어 있는 것"이라고 비교 설명을 했다.
타이어 공기압이 제로에 가까워지면, 타이어 접지부에서 열이 축적돼 타이어 모형이 변형되는데, 이 경우 차의 방향이 갑자기 틀어지거나 타이어가 파괴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런플랫 타이어는 이같은 경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런플랫타이어의 원리/사진=브리지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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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런플랫 타이어는 고성능 스포츠카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유물이었지만, 차차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세계 타이어 업체 1위인 브리지스톤 측은 "런플랫 타이어는 원래 '휠'(고무로 된 타이어 안에 들어있는 바퀴) 자체가 특수해야만 끼울 수 있었는데, 브리지스톤은 일반 차량에도 장착 가능한 타이어를 내놓고 있다"며 "가격도 일반 타이어 대비 30% 가량 비싼 정도"라고 말했다.
런플랫 타이어의 단점은 '사이드월' 고무가 하나 더 있어서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는데, 3세대로 오면서 승차감도 개선됐다. 브리지스톤은 기존 런플랫 타이어보다 사이드월 강화고무를 더 얇고 더 가볍게 설계, 타이어의 수직 강성(stiffness)과 전체 무게를 줄인 '드라이브가드'를 지난해 5월부터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콘티넨탈은 '셀프 서포팅 런플랫' 기술을 적용한 콘티스포츠콘택트 5, 콘티프로콘택트, 크로스콘택트 UHP 등 런플랫 타이어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콘티프로콘택트는 현대차 (251,000원 ▼500 -0.20%) '제네시스' 브랜드 차종과 기아차 (118,000원 ▼300 -0.25%) 'K9' 등 고급차에 OE 타이어로 적용되고 있다.
콘티넨탈 런플랫타이어/사진=콘티넨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