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화되는 '런플랫 타이어'…고속도로 사고 방지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7.04.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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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펑크로 인한 사고 방지…브리지스톤, 콘티넨탈, 한국타이어 등 국내 판매중

# 김정현(40·가명)씨는 시속 100㎞ 안팎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계기판에 '타이어 공기압 점검' 경고등이 켜진 것을 봤다. 과거 시내주행에서 같은 경고가 들어온 적이 있었는데, 당시 시간이 없어 나중에 자동차 정비센터를 찾아가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김씨는 "경고가 한번 들어오고 말겠지"라는 생각에 계속 고속도로를 주행했다. 그러나 타이어 공기압 점검 사인은 두차례 더 들어왔다. 김씨 옆좌석 동승자는 "옆 차선 아저씨가 손동작으로 우리 차 바퀴를 가리킨다. 차를 세워야겠다"고 말했고, 이에 김씨는 차를 바로 세웠다.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보니 타이어는 완전히 펑크난 상태였다.



김씨의 차는 독일 고급차 브랜드로, 신차용 타이어(OE 타이어)로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다. 자칫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런플랫 타이어가 김씨를 구한 것이다.

런플랫 타이어는 도로 위 이물질로 인해 타이어가 ‘펑크’가 난 상태에서도 시속 80㎞의 속도로 최대 80㎞ 거리까지 운행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최근에는 미니까지 OE 타이어로 런플랫을 장착하고 있다.



13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고급차 업체들은 런플랫 타이어를 OE 타이어로 거의 100% 장착하고 있다. 페라리 등 고성능 스포츠카 역시 런플랫 타이어를 기본 장착한다.
'드라이브가드' 런플랫타이어/사진=브리지스톤'드라이브가드' 런플랫타이어/사진=브리지스톤


소비자는 차를 살 때 타이어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콘티넨탈, 피렐리, 브리지스톤, 굿이어, 미쉐린 등 수입 타이어 브랜드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한국타이어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에 바람이 다 빠졌을 경우 일반 타이어는 차 조작을 할 수 없어 대형사고로 이어지지만, 런플랫 타이어는 주행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런플랫 타이어는 공기압이 제로가 된다는 것이 사실 50% 가량 빠져 있는 수준으로 보면 된다"며 "일반 타이어는 공기압이 제로이면 진짜 제로이고 딱 붙어 있는 것"이라고 비교 설명을 했다.

타이어 공기압이 제로에 가까워지면, 타이어 접지부에서 열이 축적돼 타이어 모형이 변형되는데, 이 경우 차의 방향이 갑자기 틀어지거나 타이어가 파괴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런플랫 타이어는 이같은 경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런플랫타이어의 원리/사진=브리지스톤런플랫타이어의 원리/사진=브리지스톤
런플랫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가격이 30% 이상 비싸다. 2배 가까이 비싼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국내 업체에서는 '수요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주문된 물량만 생산한다. 오더메이드 생산 방식이다.


과거 런플랫 타이어는 고성능 스포츠카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유물이었지만, 차차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세계 타이어 업체 1위인 브리지스톤 측은 "런플랫 타이어는 원래 '휠'(고무로 된 타이어 안에 들어있는 바퀴) 자체가 특수해야만 끼울 수 있었는데, 브리지스톤은 일반 차량에도 장착 가능한 타이어를 내놓고 있다"며 "가격도 일반 타이어 대비 30% 가량 비싼 정도"라고 말했다.

런플랫 타이어의 단점은 '사이드월' 고무가 하나 더 있어서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는데, 3세대로 오면서 승차감도 개선됐다. 브리지스톤은 기존 런플랫 타이어보다 사이드월 강화고무를 더 얇고 더 가볍게 설계, 타이어의 수직 강성(stiffness)과 전체 무게를 줄인 '드라이브가드'를 지난해 5월부터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콘티넨탈은 '셀프 서포팅 런플랫' 기술을 적용한 콘티스포츠콘택트 5, 콘티프로콘택트, 크로스콘택트 UHP 등 런플랫 타이어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콘티프로콘택트는 현대차 (251,000원 ▼500 -0.20%) '제네시스' 브랜드 차종과 기아차 (118,000원 ▼300 -0.25%) 'K9' 등 고급차에 OE 타이어로 적용되고 있다.
콘티넨탈 런플랫타이어/사진=콘티넨탈콘티넨탈 런플랫타이어/사진=콘티넨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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