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5G' 장비업계는 '웃지'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7.04.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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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고도화때마다 특수" 기대감…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발주 본격화

SK텔레콤은 지난 5일 오후 SK텔레콤 분당사옥에서 5G RFI(정보제공요청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50여개 협력사의 150명의 인원이 참여했다.<br>
/사진제공=SK텔레콤SK텔레콤은 지난 5일 오후 SK텔레콤 분당사옥에서 5G RFI(정보제공요청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50여개 협력사의 150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이동통신사들이 5G(세대)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통신장비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G LTE(롱텀에볼루션) 이후 이통사들의 망 투자가 정체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던 관련 업계가 8년 만의 성수기를 고대하고 있다. 5G가 통신장비·부품업계의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을까.

◇5G 조기상용화…장비업계 대규모 투자 기대감↑=이동통신업계가 2019년 5G 상용화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네트워크 장비, 기지국 안테나 업체 등 통신장비, 부품업계가 지난 2011년 LTE 도입 이후 정체됐던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이동통신 3사의 설비투자(CAPEX)는 지난 2011년 7조3000억원, 2012년 8조2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감소 추세다. 지난해 CAPEX는 5조6000억원이다. 올해는 5조7500억원(가이던스)을 제시했지만,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로 보완투자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흐름을 타고 통신장비,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매년 정체돼왔다. 소형 셀 장비업체인 이노와이어리스, 기지국 안테나업체 케이엠더블유 등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유비쿼스, 텔코웨어 등은 지난해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5G 도입이 추진되며 통신장비 시장이 또한번의 성수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네트워크 고도화 시점마다 통신사들의 설비투자 규모가 늘었는데, 5G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당초 2020년 5G 표준화를 거쳐 상용 서비스 시점을 1년 가까이 단축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초기 설비투자 시점이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도 흘러나오고 있다.



때마침 SK텔레콤 협력업체들에 공식적으로 5G 관련 RFI(정보제안요청서)를 공개한 것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통신장비 및 서비스 관련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5G 정보제안요청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장비, 부품업체 등 50여개 협력사 150여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인텔, 시스코, HPE, 엔텔스, 콘텔라 등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등과 중소 협력업체들이 참여했다. 이중 70% 이상은 중소협력업체 직원들이다. RFI에는 SK텔레콤의 5G 네트워크 구현 일정 등이 제시됐고 기지국, 코어네트워크, 서비스, 가상화 인프라 솔루션 등 분야별 기술 요구사항 등이 담겼다.

◇2018년 하반기부터 수주 시작될 듯… ‘보릿고개’ 넘나=하지만 5G 관련 통신 장비 발주는 일러야 내년 하반기쯤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이통사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아직 5G 관련 표준화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서다.

SK텔레콤은 RFI에 대한 협력업체들이 제출한 답변서를 검토한 후 이르면 올 하반기 RFP(입찰제안서)를 발송하고 협력업체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KT도 글로벌 파트너들과 5G-SIG(스페셜 인터레스트 그룹) 구성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시범 서비스를 준비 중이지만, 본격적인 장비, 설비 투자는 5G 표준화가 마무리된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통신 장비 업계의 경우 외산 장비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5G 투자의 경우에도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그다지 크진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통신장비시장 점유율은 4.4%에 불과하다. 정부는 5G에서는 국내 장비업체의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국산화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아 선언적 의미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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