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충격패' 안희정…향후 경선 레이스 '빨간불'

머니투데이 대전=이건희 기자 2017.03.29 19:29
글자크기

[the300]'문재인 대세론' 꺾지 못한 '우리 희정이'…文 과반 저지에 의의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9일 오후 대전광역시 중구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9일 오후 대전광역시 중구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29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후보가 '안방'인 충청권 선출대회에서도 문재인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충격'에 빠졌다. 사실상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안 후보의 경선 레이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안 후보는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4만6556표를 얻어 1위인 문재인 후보에 1만4089표 뒤진 2위에 올랐다. 문 후보는 6만645표로 47.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당초 기대한 과반 이상의 득표율이 아닌 36.7%의 득표율을 거두며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당초 안 후보는 충청의 '우리 희정이' 정서가 표심에 반영되길 기대했다. '홈그라운드'인 충청권 대회를 앞두고 "보수적인 충남에서 도지사로 7년간 성공적으로 일해왔으니 저를 품질보증해주실 것"이라는 것이 안 후보의 주장이었다. 안 후보 지지자들도 지난 대회에 비해 더 많은 3000여명이 행사장에 나타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투표가 시작된 뒤에도 지지자석을 돌며 일일이 인사를 하고, 직접 투표까지 참여한 안 후보였다.

하지만 고조된 분위기와 달리 안 후보는 '문재인 대세론'을 꺾지 못했다. 충청의 표심은 '안방'보다 '대세론'에 기울었다. 안 후보는 충남에서 7년간 도정을 이끌며 지역조직을 쌓았지만 충북·대전·세종의 표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실제로 안 후보 측 관계자도 "충북·대전 등 당 시도당위원장에 문 후보 측 의원이 많다"며 "충청이 안방이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충청 전체가 안 후보의 안방인 건 아니었던 셈이다.



이로써 안 후보는 남은 영남권·수도권 경선에서 문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겨야만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영남에서 문 후보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만큼 안 후보의 역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안 후보 측 의원멘토단 이철희 의원 역시 지난 호남 경선 패배 뒤 "수도권에 가기 전까지 문 후보와의 차이를 10만표 이내로 줄이지 못하면 뒤집기 쉽지 않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영남 조직력도 만만치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안 후보는 지금까지 지켜온 '일관성'을 유지하며 경선 레이스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28일) 이뤄진 영남권 토론회에서도 문 후보와 '대연정'을 놓고 각을 세웠던 안 후보다. 오는 30일 서울에서 진행될 마지막 경선토론회에서도 안 후보는 이 주제를 놓고 한 번 더 각을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도 이날 경선 결과를 접한 뒤 기자들을 만나 "2, 3위 득표율 합계가 50%를 넘었다"며 "경선이 이제 결선투표 가는 구도에서 격차를 광주에 비해 줄였다"고 이날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그는 "(국민 여러분) 게임 끝났다고 생각 말아달라"며 "최대한 새 정치와 새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씀드려서 반드시 역전의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