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9일 오후 대전광역시 중구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경쟁자의 '안방'에서도 꺾이지 않은 대세론 = 문 후보는 이날 충청권 12만6799표 가운데 47.8%인 6만645표를 획득하며 이번 대선 유일한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충청 지역에서마저 대세임을 입증했다. 당초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선전'한다는 것을 전제해도 문 후보가 45~55%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과반을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충남에서의 안 후보 인기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경선 국면에서 분열된 당의 통합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문 후보는 이날 안 후보와 충청 도민들을 향해 덕담을 보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충청은 안희정이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잘 키워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나의 든든한 동지이고 우리 당의 든든한 자산이다"라고 말했다. 충청인들 앞에서 최근 대립각을 세웠던 안 지사를 향해 화해의 손길을 내민 셈이다.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9일 오후 대전광역시 중구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9일 오후 대전광역시 중구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경선 결과 안 후보는 총 4만6556표를 얻어 36.7%의 득표율을 올리는 데 그쳤다. 도지사로 있는 충남의 표심은 잡았지만, 대전과 충북까지는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일한 반등 기회로 노렸던 충청 경선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거두면서, 사실상 역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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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충청 지역에서는 열세라고 판단, 15% 득표율을 목표로 세웠던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선에서 총 1만9402표를 받으며 목표치를 달성한 15.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제 자신을 지지하는 선거인단 숫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강원 경선 준비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경선이 끝나고 다른 후보 지지자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이 후보 팬클럽 '손가혁(손가락혁명군)'만이 끝까지 남아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렇게 튼튼한 적극적 지지층을 바탕으로 역전의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전략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의 지지층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역전한다는 전략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31일 열리는 영남 순회 경선과 다음달 3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을 끝으로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각 경선일 전에 2~3일씩 ARS(자동응답전화) 경선을 치러 결과에 합산한다. 과반이 넘는 후보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에 돌입하나, 이번 충청 경선에서 2위 후보였던 안 후보의 역전 기회가 좌절되면서 결선투표 없이 문 후보가 바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