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증시 히어로, 이제 연준이 아니라 트럼프”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2017.03.2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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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증시 히어로, 이제 연준이 아니라 트럼프”


미국 증시가 지난주 금요일 트럼프케어 철회 쇼크에서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다.

지속적인 경제지표 호조가 증시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시장은 그동안 증시랠리를 주도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정책에 드리운 먹구름에도 여전히 관대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자산시장에서 지난 수십년간의 연방준비제도(연준) 시대가 저물고 트럼프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라는 월가전문가의 분석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오랜만에 시원하게 상승했다.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 호조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50.52포인트(0.73%) 오른 2만701.5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150포인트나 치솟으며 전날까지 이어진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끝냈다.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16.98포인트(0.73%) 상승한 2358.57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875.14로 전일 대비 34.77포인트(0.60%) 올랐다.

마크 케프너 테미스트레이닝 매니징이사는 "트럼프케어 철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격변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약간의 다지기 과정을 거치며 꽤 잘해냈다"고 평가했다.

켄트 엔겔케 캐피톨증권매니지먼트의 수석경제전략가는 "트럼트케어 철회의 잠재적 후폭풍을 줄였다"며 "나는 트럼프케어 철회에 실망하지 않았다. 기성체제는 트럼프가 2914번 죽었다고 선언했지만, 그는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경제지표는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5.6을 기록했다. 2000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1분기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주택가격도 활발한 주택 수요에 힘입어 31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킴 포레스트 포트피트캐피탈 수석주식분석가는 "미국 경제의 70%가 소비자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숫자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시장전략가는 "우리가 약한 지표와 함께 모멘텀을 얻을 수 있는 강한 지표를 더 많이 보는 것은 경제가 2분기에 침체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니콜라스 콜라스 컨버젝스 최고시장전략가는 미국 증시가 우려와 달리 트럼프케어 철회 쇼크에 빠지지 않은 데 대해 "좋든 싫든 트럼프 대통령은 자산가격 결정에 관해서는 영웅여정의 최신 버전"이라며 "우리는 본질적으로 지난 수십년간의 전형적인 연방준비제도-영웅을 현재의 대통령 경제정책으로 맞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증시가 금요일 트럼프케어 철회에 대해 (월요일) 매우 관대했던 이유"라며 "간단하게 말하면 영웅들이 모든 전투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스탠더드파이낸셜 수석시장경제학자는 "트럼프케어 철회는 앞으로 며칠간 증시에 문제를 불러올 수 있을 것 같다"며 "희망과 현실 사이의 미묘한 균형 변화는 지나치게 확장된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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