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운용 홍콩법인, 美서 1000억 유치…첫 해외자금 유치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7.03.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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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펀드, 10년간 수익률 160%…유럽계도 투자예정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이 입주한 IFC건물.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이 입주한 IFC건물.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이 미국계 자산운용사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삼성자산운용이 2007년 홍콩법인을 설립한 후 10년 만에 사실상 해외 투자자로부터 받은 첫 자금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미국계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아세안 펀드에 약 1000억원을 투자했다. 2007년 4월 출시돼 올해 10년을 맞은 아세안 펀드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160.87%(한국펀드평가, 27일 기준)에 달한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0.08%, 3년 18.08%, 5년 47.35%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과로 해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은 그동안 한국투자공사(KIC), 한국은행(BOK) 등 한국 기관 자금을 위탁받은 적은 있지만 액티브 펀드에서 해외 투자자 자금을 운용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삼성자산운용은 5년 이상 오랜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자산운용사는 최근 3년 이상 아세안 펀드의 트랙레코드를 받아가는 등 실사를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 운용사에서 요구하는 안정성 보강을 위해 후선조직 인력도 충원했다.



이번 자금 유치를 시작으로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의 해외 투자자 자금 유입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올 상반기 중에 유럽 자산운용사의 공모펀드 자금도 아세안 펀드에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자금규모는 최소 5000만달러(한화 56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홍콩법인이 운용 중인 삼성인디아2 펀드 역시 2009년 8월 설정 이후 수익률이 89.38%에 달하는 등 높은 성과를 유지해 최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요청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단독]삼성운용 홍콩법인, 美서 1000억 유치…첫 해외자금 유치
이달 초에도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은 HSCEI(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와 HSI(항셍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은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 설정액이 1100억원 규모다.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의 전체 운용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4000억원 늘어난 2조3000억원으로 올라왔다. 뉴욕, 런던을 합친 해외법인 전체 운용규모는 6조6000억원 규모다.

금융투자업계는 해외에 진출한 자산운용사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잇따라 철수하는 가운데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의 첫 해외 자금 유치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자산운용사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이 14조2700억원을 운용,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을 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이 커지면서 서구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계 유수의 자산운용사가 많지만 아시아계 운용사가 아시아 자산을 운용, 높은 수익을 거뒀다는 것이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자산운용이 홍콩진출 10년 만에 과실을 거둔 것처럼 해외에 진출해 글로벌 유수의 자산운용사와 경쟁하고 자금을 유치하기까지는 오랜 기간의 투자와 인내가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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