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국기업연합회로 간판 변경…"정경유착 근절"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7.03.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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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 "경제단체 본연 역할에 충실할 것"…싱크탱크 기능 강화 역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혁신안발표를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혁신안발표를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해체 위기에 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간판을 바꾸고 대대적인 혁신을 시작한다. 1961년 한국경제협의회로 출범해 1968년부터 전경련이라는 이름으로 경제단체 맏형 역을 맡은 지 49년 만이다.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주도하고, 보수단체 어버이연합 지원 등으로 논란이 된 예산과 관련 조직은 물론, 주요의결기구인 회장단회의도 폐지하기로 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불미스런 일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전경련은 앞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주도하고 보수단체를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회 국정조사에 이어 검찰과 특검(특별검사)의 수사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에서도 전경련 해체 여론이 높았다.

전경련 혁신안의 골자는 △정경유착 근절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기능 강화 다.

허 회장이 혁신안을 발표한 뒤 마이크를 넘겨받은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전경련이라는 명칭을 한기련으로 바꾼다는 것은 경제인(회장) 중심의 협의체에서 기업이 중심이 되는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회장단 회의를 폐지하고 신설하는 경영이사회에서 주요 현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경영이사회는 대기업 오너 중심의 회장단 회의 성격에서 벗어나 주요 회원사의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미르재단 출연 주도 등으로 문제가 됐던 사회본부를 폐지하는 등 조직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기존 7본부 체제를 커뮤니케이션본부·사업지원실·국제협력실 등 1본부 2실 체제로 개편한다. 권 부회장은 "사회협력회계도 폐지해 조직과 예산 양쪽에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경제·산업본부의 정책연구기능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으로 옮겨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경연은 기업정책 연구만이 아니라 저출산·4차 산업혁명 등 국가적 어젠다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전경련은 이달 초 허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회장단 출신 3명과 외부인사 3명이 참여하는 혁신위원회를 꾸려 쇄신작업을 진행했다. 외부위원으로는 윤증현·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기영 전 광운대 총장이, 회장단 출신으로는 이건산업 박영주·삼양홀딩스 김윤·코오롱 이웅열 회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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