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겠다는 정성립, 전제조건은 '대우조선 정상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7.03.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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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새 주인으로 삼성重 시사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이 24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서울 다동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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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이 24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서울 다동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31,200원 ▼850 -2.65%) 사장이 회사의 새 주인으로 삼성중공업 (9,430원 ▼20 -0.21%)을 시사했다. 현대중공업 (129,500원 ▼2,000 -1.52%)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현재의 조선 '빅3'가 '빅2'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도 재차 언급했다. 대우조선의 새 주인 찾기와 한국 조선업계의 빅2 전환은 또다시 대규모 국민 혈세가 투입될 이 회사의 정상화가 전제돼야 한다.

정 사장은 24일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빅2 체제로 가게 된다면 같은 지역 업체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 업체는 대우조선과 함께 본사를 거제도에 둔 삼성중공업을 뜻한다.



정 사장은 "개인적으로 회사는 주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직원들과 노동조합도 주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주인을 찾아주는 것은 빅2 체제로 전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도 "빅2 체제가 중국 등과 경쟁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빅2 체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일 정부의 대우조선 추가 지원안 발표에서 2018년 이후 빅2 체제 전환과 대우조선의 새 주인 찾기가 필요하다는 비전이 나왔고 이날 정 사장을 통해 '새 주인'에 대한 한발 더 나간 발언이 나온 것이다.



2018년 이후 빅2 체제 전환의 전제조건은 이번 추가 지원을 통한 대우조선의 정상화다.

대우조선은 추가 지원을 통한 정상화를 위해 △올해 총 인건비 25% 추가 감축 △내년 상반기까지 직영인력 1000명 이상 추가 감축 △해양플랜트사업 사실상 정리 △자산매각 신속 추진 등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당장 다음달 예정된 사채권자집회에서 개인채권자들을 포섭하고 채무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정 사장은 "이젠 우리가 채권자들을 만나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대한 소회도 내비쳤다. 정 사장은 "저는 2006년 회사를 떠났다가 2015년 다시 돌아왔다"며 "9년 만에 돌아와서 본 회사는 더 이상 예전의 회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스스로 새 주인 찾기를 언급한 현재 상황은 정 사장 개인에게도 일종의 수모다. 지난해 정 사장은 빅2로 전환할 경우 대우조선이 삼성중공업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회사 직원설명회에서 했다. 당시만 해도 대규모 자금 투입을 발판으로 회사 정상화를 자신했고 빅2 체제 전환의 주체가 되겠다는 꿈도 있었지만 현재 상황은 완벽히 바뀌었다.

정 사장은 흑자전환 약속을 또 한 차례 한 것과 관련, "양치기 소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흑자를 내겠다고 하고 또 그 말을 반복해 면목이 없다"며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 후 불과 1년반 만에 추가 지원을 받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개인적으로 회사를 흑자전환 시키고 떠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하면 제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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