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롯데 신동빈 "중국서 사업 계속하고 싶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이미영 기자 2017.03.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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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서 중국 사드 보복 관련 첫 심경 토로 "새 대통령에 기대.. 저에게 해법은 없다"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에서 열린 '대한민국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12.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에서 열린 '대한민국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12.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 우리는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와 관련해 처음으로 심경을 토로했다. 중국의 오해를 풀기 힘든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1일 이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만약 정부가 우리와 같은 사기업에게 부지를 포기하라고 요청했다면, (어느 기업도) 정부를 거절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는 경북 성주에 위치한 롯데 소유 골프장을 미국의 사드 배치 부지로 내주면서 중국 정부와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이 롯데를 향해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는 등 롯데를 향한 중국 여론은 점점 악화됐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 99개점 중 67개점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소비자 불매운동 등으로 자체 휴업하고 있는 매장도 10여곳에 달한다.

신 회장은 사드 배치 관련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해 롯데의 상황을 미리 설명하려 했지만 '출국 금지'된 상태여서 실행하지 못했던 사정도 전했다. 신 회장은 현재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의혹으로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 신 회장과 롯데측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신 회장은 "내가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할 수 있었다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긴장을 진정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더 악화된 지금은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선조가 중국 땅에서 살았었다”며 “나는 중국을 사랑하며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는 중국에 50억 불을 투자했으며, 현재 2만5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며 "중국은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대기업도 중국시장에서 투자한 지 10년 이상 지나야 이익이 난 만큼 버티고 견뎌야 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한 것이다.

롯데는 1994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2007년 롯데마트, 2008년 롯데백화점 등이 잇따라 진출해 현재 24개 계열사가 나가 있다. 롯데의 중국 사업은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며, 해외 진출 국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3조원을 투자하는 선양 롯데월드타운 등 진행 중인 투자 건도 적지 않다.

신 회장은 현재의 진퇴양난의 상황을 풀어나갈 해답이 있지는 않다면서, 5월9일 있을 선거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롯데가 중국에서의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새로운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러한 상황이 점차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저에는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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