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8부 능선' 초읽기, 활기찾은 맹골수도

머니투데이 진도(전남)=공동취재단·윤준호 기자 2017.03.24 07:53
글자크기

24일 오전 램프 제거 완료, 수면 위 12m까지 부상…마지막 남은 1m, 현장 기대 고조

24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인양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날(위)에 비해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더 올라온 모습이다./ 사진=공동취재단24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인양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날(위)에 비해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더 올라온 모습이다./ 사진=공동취재단


24일 동이 튼 맹골수도 해역에 다시 한번 기대감이 높아졌다. 전날 밤 좌현 램프 개방이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잠시 주춤했던 인양 작업에 활기를 되찾았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6시45분 현재 세월호 선미 좌현에 위치한 램프 연결부 4개를 모두 제거했고 선체는 수면 위 12m까지 인양한 상태라고 밝혔다. 목표지점인 13m 부상까지 1m만 남았다.



램프는 선박에 차량과 화물을 싣거나 내릴 때 사용하는 철제구조물로 출입구 겸 선박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선박이 운행 중일 때는 철제 잠금장치로 잠겨있다.

해수부는 전날 밤 10시 긴급브리핑에서 세월호 선미 램프가 예상치 못하게 개방돼 제거가 불가피함을 밝혔다. 높이 약 11m인 램프가 열려있으면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온전히 거치하지 못해서다.



밤샘작업으로 램프 절단을 진행한 현장에서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짐에 따라 안도하는 분위기다. 전날 긴박했던 상황과 달리 인양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현장은 오히려 차분한 모습이다.

침몰현장으로부터 1~1.2㎞ 떨어진 작업지원선 '선첸하오'(深潛號)에서도 재킹바지선 2척 사이로 푸른색 세월호 하부가 선명하게 보인다. 오일펜스를 매단 방제선 10여척은 주변을 분주하게 항해 중이다.

23일 오후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작업자들이 바다에 떠오른 세월호 선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예상치 못하게 개방된 세월호 좌현 선미 램프를 제거하기로 했다./ 사진=공동취재단23일 오후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작업자들이 바다에 떠오른 세월호 선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예상치 못하게 개방된 세월호 좌현 선미 램프를 제거하기로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선첸하오 갑판에서는 부상 13m 현장을 포착하려는 취재진들도 바쁘게 움직인다. 재킹바지선 상공에는 취재진이 탑승한 듯한 헬리콥터가 이른 아침부터 요란한 소리를 내며 맴돈다.


선첸하오 선원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차분하면서도 무거운 공기가 흐른다. 상황실에서 인양현장과 쉴 틈 없이 주고받는 무전이 분주한 상황을 보여준다.

이날 중으로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 13m까지 뜨면 인양작업은 사실상 8부 능선을 넘어선다. 재킹바지선과 2차 고박작업까지 끝나면 세월호 인양 성공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다.

해수부 관계자는 "램프 개방이라는 변수로 더뎌진 인양작업이 날이 밝으면서 다행히 예상대로 진행 중"이라며 "오늘(24일) 선체 고박작업까지 들어갈 거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최대 변수는 날씨다. 세월호 선체 인양은 파고 1m, 풍속 10m/초 이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날까지 진도 앞 바다는 소조기(조석 간만의 차가 가장 작은 때)에 해당해 물결이 잔잔할 전망이지만 기상 상황은 갑자기 나빠질 수 있다.

세월호 선체 일부는 전날 오전 4시쯤 수면 위로 올라왔다. 2014년 4월16일 사고 발생 이후 1073일 만이다. 인양과 이후 운반과정 등이 원활히 이뤄지면 세월호는 '참사 3주기' 이전인 다음달초 목포신항에 거치될 수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