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어 표결 연기…취임 2달 째 트럼프에게 찾아온 '위기'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2017.03.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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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내 강경보수파 설득 실패…공화당 내부 의견 엇갈려 강경파 설득하더라도 하원 통과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 케어)을 대체할 미국보건법(트럼프 케어)의 하원 표결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연기됐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정권 교체 '염원 사업'이었던 오바마 케어가 무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도 흔들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케어 법안 통과 7주년이었던 이날 트럼프케어에 대한 하원 표결이 공화당 내부 의견 분열로 결국 무산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내 강경파인 '프리덤 코커스'와의 이견을 결국 좁히지 못한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하루종일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이들을 움직이지 못했다. 하원 공화당 대표인 케빈 맥카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큰 진전을 이뤘다. 반대표가 몇표까지로 줄었다"며 "트럼프케어 법안이 내일(24일)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치하했다.

하원 표결 연기는 백악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표결이 새벽에 이뤄지거나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연기를 선택했다"며 "날이 밝는대로 표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크 매도우 프리덤 코커스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견을 모으기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산다"며 "아직 몇몇의 반대가 있지만 결국 하원 통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에서는 사태수습과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 바빴다면,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는 민주당은 이번 표결 연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케어가 연기된 것은 많은 미국인들이 트럼프케어 통과를 중지해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케이가 통과되면 수백명이 보험혜택을 잃게되고 비용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닐 브래들리 미국 상공회의소 사무정책국장은 이런 상황을 낙관적으로 봤다. 그는 "미국 정치에서는 항상 쉽게 무언가 이뤄질 것 같다가도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뒤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중요한 법안 표결이 연기되거나 협상이 결렬되는 것은 이 전에도 있던 만큼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는 않다. 트럼프케어 통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이행성과 의회장악력을 시험할 수 있는 잣대로 여겼다. 오바마케어 폐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내세운 주요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케어 법안이 민주당은 물론 트럼프 지지정당인 공화당 내부 분열로 표결이 무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난처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번 법안이 표결이 무산되면서 트럼프 정부가 내세웠던 경기부양책이 실제로 이행될 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됐다.

공화당 내부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 트럼프케어 통과 여부를 앞으로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번 트럼프케어 반대를 주도했던 프리덤 코커스는 트럼프케어에 반영된 오바마케어 조항들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 온건한 공화당 의원들은 이와 같은 결정이 결국 사람들의 의료보험 혜택을 아예 없애버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이 비용을 낮추고 보험보장을 늘리는 것에 동의한다면, 오바마케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과 해결책을 마련할 생각이 있다면, 이는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이날 트위터를 남겼다.

트럼프케어에 대한 민심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 퀴니피악 대학교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케어 반대는 56%, 찬성은 17%다. 나머지 26%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약 46%만 트럼프케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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