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오른다" BBQ·정부 공방…소비자 "뭐먹으라고"

머니투데이 이슈팀 남궁민 기자 2017.03.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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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치킨 가격 인상을 공언한 제너시스BBQ 오는 20일 치킨 가격 인상을 공언한 제너시스BBQ


치킨 가격 인상을 공언한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인상을 저지하려는 정부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은 경기불황에 대표적인 외식메뉴 가격이 오르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 제너시스BBQ(이하 BBQ)는 오는 20일부터 치킨 가격을 10%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BBQ 측은 인상 이유로 AI 여파로 인상된 생닭 가격을 꼽았다. 하지만 물가 인상을 우려한 정부는 즉각 가격 인상요인을 반박, 치킨업계의 가격 인상을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닭고기 값이 AI 파동 이후 비싸진 것은 사실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에 주로 사용되는 9-10호 크기의 닭고기는 올해 1월 1일 기준 마리당 2692원이었으나 이달 13일 기준 4231원으로 1539원, 57%가량 상승했다. BBQ 관계자는 "닭고기 값이 올랐을 뿐 아니라 배달 앱 수수료 인상, 인건비 및 임차료 인상 등이 발생했다"며 가격 인상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지난 13일 ‘닭고기 가격과 치킨 가격의 상관관계’ 자료를 배포해 “치킨은 닭 산지 가격과 상관없이 일정 가격으로 공급된다”며 치킨 업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치킨값에서 원가의 비중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4일 "치킨 가격 인상 요인이 없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가격을 올릴 경우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겠다"라고 밝히며 강한 압박을 이어갔다.

치킨 값 인상 움직임에 소비자들은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업계 1위인 BBQ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누리꾼들은 "치킨 한 마리에 2만원이 말이 되냐", "다신 안 사 먹겠다"라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부 김모씨는 "아이들이 치킨을 좋아해 한달에 2~3번은 시켜먹는데 요즘에는 너무 가격이 올라 웬만한 외식 메뉴보다 훨씬 부담스럽다"며 "원가가 올라 치킨값이 오를 수도 있지만 산지 닭값이 내렸을 때 치킨 가격을 내리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의 조처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누리꾼은 "치킨이 독점 상품도 아닌데 가격 인상을 세무조사로 막는 건 너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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