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턱밑서 '촛불 승리' 자축, "저녁에 다시 모인다"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2017.03.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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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탄핵에 환호·함성, 청와대 200m 앞까지 행진…10일밤, 11일 대규모 촛불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10일. 탄핵을 자축하는 시민들이 청와대 앞 200여m 지점인 신교동 로타리까지 행진 중이다./ 사진=윤준호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10일. 탄핵을 자축하는 시민들이 청와대 앞 200여m 지점인 신교동 로타리까지 행진 중이다./ 사진=윤준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기는 촛불 행렬이 청와대 턱밑까지 파고들었다. 참가자들은 승리를 자축했고 지켜보던 시민들도 박수로 환영했다.

10일 오전 11시 헌재가 박 전 대통령 탄액안을 인용하는 순간 서울 종로구 안국역 1번 출구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촛불이 이겼다" "민중 혁명의 날이다" 등 함성이 곳곳에서 울렸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곧장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지난 5개월간 달려온 1500만 촛불 민심이 이끈 위대한 승리"라고 밝혔다.

승리의 기쁨은 행진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안국역 1번 출구를 출발해 청와대 앞 200여m 지점인 신교동 로타리까지 걸었다.



발걸음은 가볍고 표정은 밝았다. 꽹과리와 나팔 소리가 축포 마냥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그동안 탄핵안 인용을 외쳐왔던 사람들은 너나없이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모르는 이들도 어깨동무를 한 채 청와대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선두에 나선 퇴진행동 방송차에서는 '박근혜는 방 빼라. 촛불이 승리했다. 박근혜는 감옥으로. 국민이 승리했다' 구호가 연신 흘렀다. 경찰도 질서유지에 방점을 둔 채 행진 대열과 마찰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퇴진행동은 "2만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면 행진에 함께 했다"며 "박 전 대통령 탄핵은 국민의 승리, 촛불의 승리이자 대한민국 적폐청산의 초석을 마련한 계기"라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이날을 '촛불 행진 승리의 날'로 선포했다. 탄핵 인용과 동시에 승리 선언문도 낭독했다.

퇴진행동은 승리 선언문에서 "박 대통령과 공범자들의 공작정치, 생명파괴로 말라가는 이 땅에 희망을 틔운 건 시민들의 힘"이라며 "몸속 깊이 분노했지만 우리는 평화롭게 광장을 지켰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과 공범을 엄중 처벌해 이 나라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턱밑까지 행진한 촛불 대열은 마무리 집회를 끝으로 이날 오후 1시쯤 해산했다. 흩어진 참가자들은 같은 날 저녁 7시 광화문 광장으로 다시 모여 축제 분위기 속에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주말인 11일에는 오후 4시부터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20차 촛불집회를 연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청와대 인근 경계 태세를 강화 중이다. 이따금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찾아오고 있지만 오후 3시 현재까지 별다른 충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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