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농가도 뚫렸다… 잠잠하던 AI 다시 번지나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17.02.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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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하림직영 농장서 AI 의심축 신고 접수…철새 북상경로 타고 AI 재유행 조짐에 방역당국 비상

AI의심축이 발견된 한 종계 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된 닭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사진=뉴스1  AI의심축이 발견된 한 종계 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된 닭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사진=뉴스1


국내 최대 육계가공업체 하림이 운영하던 농가마저도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뚫렸다. 그동안 하림과 계약을 맺고 닭을 키우던 위탁농가에서 AI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직영농장에서 발생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익산시에 따르면 27일 전북 익산 용동면 육용종계농장(하림 201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축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해당 농가는 하림그룹 계열 농업회사법인 '에이치비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정확한 혈청형과 고병원성 여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다음달 2일 나올 예정이다.

고병원성 AI로 확진되면 하림 직영농가에서 AI가 발생한 것으로는 2010년 12월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2014년에도 하림그룹 직영농가에서 의심축 신고가 있었지만 당시엔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하림은 국내 최대 육계가공업체로 이번 AI 의심축이 발견된 종계 직영농가를 비롯해 전북 익산에서만 10곳의 위탁종계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바이러스 유입경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 농가에서 키우던 육용종계 6만5000마리를 살처분했다. 다만 해당 농가 반경 500m 내에 다른 가금류 농장이 없어 예방적 살처분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10km 이내에 가금류를 사육 중인 52개 농장, 165만마리의 닭과 오리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전북 익산은 하림의 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때문에 가장 방역이 철저한 지역으로 알려진 익산의 방역망이 뚫렸다는 점에서 AI 확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 육계가공업체인 하림의 방역망이 뚫리면서 AI 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번 AI 의심축이 발견된 농가의 경우 이곳에서 키운 닭(종계)을 일반 사육농가로 보내는 핵심시설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창오리 등 겨울 철새의 북상경로를 따라 잇따라 AI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소강 국면에 접어들던 AI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전남 해남과 충남 청양의 사례에서 보듯이 농가에서도 철새 분변이 차량에 묻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달들어 철새 이동경로에서 발생한 4건의 AI 의심신고 중 2건은 잠복기가 길고 증상도 약해 초기에 대응하기 어려운 H5N8형 바이러스로 확인됐다. 전북 고창과 전남 강진의 경우도 고병원성 H5N8형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익산 종계농장의 고병원성 여부는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다음달 2일쯤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역학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철새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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