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로스는 위탁 생산방식으로 제품을 양산하다 2013년 강원도 원주에 있는 제조시설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음료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인수한 공장이 군납용 제조시설이다 보니 제품규격이 달라 생산설비 개조비용에 70억원 이상을 추가로 들여야 했다.
생산을 위한 원부자재 구입비도 고민이었다. 자체 브랜드를 갖게 되면서 주문 대응속도가 빨라져야 했지만 적정 재고 확보를 위한 자금이 크게 부족했다. 하지만 유보금조차 없는 기업에 손 내밀 투자자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정책자금이었다. 이미 창업기업지원자금을 받았던 터라 중소기업진흥공단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결국 노 대표는 성장공유형 투융자복합금융자금을 제때 지원받아 지난해 7월부터 하루 16시간 2교대 생산에 돌입하게 됐다. 생산공장이 제대로 가동되면서 매출도 급격히 상승했다. 최근 1년간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132억원보다 53% 늘었다. 현재 40개국인 수출 국가도 더욱 넓힌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식품박람회에 단독부스로 참가하면서 선진국까지 넘볼 태세다.
델로스에프앤비의 캔음료 공정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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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로스처럼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있지만 민간 창투사가 투자하지 않은 기업의 전환사채(CP)를 인수하는 방식의 성장공유형의 경우 업체당 평균 7억5000만원을, 업력이 7년 미만인 기업에 낮은 고정금리로 자금을 지원하고 향후 영업이익이 발생했을 때 성과를 공유하는 이익공유형의 경우 업체당 평균 1억9600만원을 무담보 대출해줬다.
그 결과 지원받은 169개 기업은 민간투자기관으로부터 4283억원의 후속 투자를 끌어냈고 10개사가 코스닥에 상장되는 성과를 거뒀다. 정부 3.0의 주요 가치인 민간시장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특히 시중은행이나 민간투자자로부터 외면받던 비수도권 기업 지원에 절반 이상 배정한 것은 민간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이미 기술력을 보유해 성장가능성이 우수함에도 자금력이나 담보물이 없어 초기 투자에 애를 먹은 중소기업이 많다"며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책금융의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