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하창우 변협 집행부에 남는 아쉬움

머니투데이 송민경 기자 2017.0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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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창우(63)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7일 열리는 ‘2017년도 변협 정기총회’에서 2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하 협회장이 이끈 집행부는 검사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사법시험 존치추진과 소통 부재로 변호사업계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했다.

‘검사평가제’는 새로운 실험이다. 앞으로 더 많은 변호사들이 참여해야겠지만 새로운 시도로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다만 검사평가가 오히려 의뢰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작용은 풀어야 할 문제다. 부정적 평가를 당한 검사가 의뢰인과 변호사에게 사실상 보복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하 협회장은 사시 존치 문제로 임기 내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과 갈등을 빚어 변호사끼리 다투는 내전양상을 격화시켰다. 사시 존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그는 취임 이후 올인했다고 할 정도로 활발히 활동했다. 이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사시 존치 태스크포스(TF)’ 문건 사건에서 드러났듯 정치권에 도가 지나친 로비를 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테러방지법’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여당과 국회에 찬성 의견을 낸 것은 하 협회장의 대표적 ‘불통’ 사례다. 변협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놓았다지만 이를 스스로 지키지 않은 셈이다. 뒤늦게 사과문을 전체 회원에게 발송하긴 했지만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법제이사였던 채명성 변호사는 대통령 변호인단에 들어가기 직전 야당 탄핵토론회에 변협 대표로 참석해 스스로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소통 부재는 언론을 대응하는 방법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2년간 변협은 우호적인 전문매체엔 직접 정보를 제공하고 비판에는 소송으로 응대했다. 단순한 ‘변호사 등록자 수’를 물어볼 때도 실무자가 아닌 대변인을 통해야 했다. ‘변협은 항상 옳은 일을 하고 비판받을 일은 없다’는 듯한 언론관을 보여줬다. 변호사업계를 대표하는 변협은 법조를 취재하는 기자들과 소통을 더 해야한다.

새로 협회장에 취임하는 김현 변호사(61)는 갈등을 봉합하고 변호사업계 새 일자리를 창출할 방안을 찾아내는 등 할 일이 많다. 그는 이미 변호사회원들과는 물론이고 언론과의 소통도 더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년보다는 나은 2년이 되길 기대한다.
떠나는 하창우 변협 집행부에 남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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