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실적부진에도 쌩쌩…외국인·기관 쇼핑중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반준환 기자 2017.02.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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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 '매수' 의견·고배당 정책·신흥국 수요 기대감에 상승

현대차 (251,000원 ▼500 -0.20%) 주가 흐름이 최근 심상치 않다. 지난해 실적부진에 더해 원화강세까지 전개되며 영업여건이 좋지 않으나 예상외로 주가가 강세다. 최근에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수의견까지 잇따른다.

올해 현대차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비교해 주가가 싸다는 점이 포인트로 꼽힌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말 13만9500원(종가)에서 현재 15만500원으로 7.8% 상승했다. 주가상승은 외국계와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 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현대차 주식은 총 66만7825주,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1000억원이 넘는다. 기관들은 전체적으로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매수세 유입이 두드러진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우선 현대차의 절대 주가가 낮다는 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올해 예상실적 기준으로 환산한 현대차의 PER(주가수익비율)은 6.1배에 불과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 수준이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력시장인 신흥시장 위축과 전략차종 노후화, 국내 수입차 판매 급증 등 장기간 내우외환을 겪어온 결과다. 그러나 투자지표만 놓고 보면 현대차처럼 가격이 싼 주식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사실이다.

여기에 배당이 더해지면 밸류에이션은 더욱 낮아진다. 현대차는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할 계획이다. 주당 5000원, 연간 3.5% 수준의 시가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더불어 주가의 하방경직도 확보됐으니 자금이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판단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는 점도 현대차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4분기 컨센서스(추정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중국 등에서 이익 개선을 기대할 만한 대내외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또 다른 모멘텀 측면에서의 반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실적부진이 지난해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4조5380억원, 영업이익은 1조212억원을 기록해 2015년 4분기보다 각각 0.9%, 32.6%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8.3% 감소한 5조193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는 현대차가 진출해 있는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 경기회복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자동차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국내 수입차 판매율이 지난해를 고점으로 한풀 꺾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그랜저IG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올해 소형SUV·G70 등을 시작으로 내년도 싼타페와 제네시스 SUV 등의 신차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턴어라운드 기대를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지배구조 재편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7일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엘리엇 캠프리슨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한국에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현대차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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