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정부 탓에 시름 깊어진 LNG 민간발전사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02.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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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가동률 낮아지면서 수익성 악화로...SK E&S 영업이익 급감

한전·정부 탓에 시름 깊어진 LNG 민간발전사


지난해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 가동률과 전기 도매단가가 2015년보다 감소하면서 민간발전사들의 수익 악화가 현실화되고있다.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등 수요 대비 과잉 공급을 부추기면서 민간발전사들의 LNG 발전소 가동률이 낮아져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 E&S는 지난해 영업이익 1545억원을 기록해 2015년(2869억원)보다 46.2%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6542억원에서 4조447억원으로 13.1%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3948억원에서 1983억원으로 49.8% 감소했다.



SK E&S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주요 원인은 전력거래소가 전기를 구매하며 지불하는 도매가격(SMP)이 2015년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평균 SMP는 1킬로와트시(kWh)당 101.76원이었지만 이후 계속 감소하다 지난해 6월에는 월평균 65.31원으로 35% 급감했다. 2015년과 똑같이 전기를 생산해도 SMP가 줄었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통상 실시간으로 결정되는 SMP는 해당 시간대에 가장 비싼 생산단가를 돌린 발전소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예컨대 한여름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전력거래소가 생산단가가 낮은 석탄·원자력 발전소부터 생산단가가 높은 LNG 발전소까지 전기를 구매하면 LNG 발전 생산단가를 기준으로 SMP가 결정된다. 전기수요가 많아야 LNG 발전소보다 생산단가가 높은 신재생 발전소 등까지 전력을 공급해 SMP가 높아지는 구조다.



하지만 지난해 전기 수요가 예측보다 한참을 밑돌았다. 이에 한국전력이 생산단가가 낮은 석탄·원자력 발전소를 위주로 전기 수요를 충당하다보니 SMP가 낮아졌다. SK E&S 관계자는 "같은 양의 전기를 팔아도 가격이 80% 수준이라 수익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전력 시장의 과잉 공급도 문제다. 지난해 전력공급이 2015년 대비 8% 늘어난 데 비해 수요는 약 3% 늘었다. 발전업계에선 한국전력이 중·장기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 탓에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를 무분별하게 늘려 LNG 발전사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노후 석탄발전소 10기를 없애는 대신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 20기를 신규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공급 과잉 탓에 LNG 발전소 가동률이 전체적으로 30% 수준에 그쳤다"며 "발전소 10기 중 7기는 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GS EPS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708억원으로 2015년(487억원) 대비 45% 늘긴 했지만, 당진바이오매스 발전소 덕분에 수익을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진바이오매스 발전소는 생산한 전력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의무 생산하라는 정부 정책을 충족하기 위해 2015년 준공됐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LNG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량이 줄면서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신재생에너지 할당량도 줄었다"며 "발전설비지원금(용량요금)은 그대로 지급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수익을 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간발전사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전력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60조1904억원, 영업이익 12조16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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